유엔 ‘푸른 하늘의 날’, 국격 걸맞는 대기개선 노력해야

9월7일은 유엔이 지정한 ‘푸른 하늘의 날’이다. 푸른 하늘, 맑은 공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고자 대한민국이 제안해 채택된 첫 번째 기념일로 매우 색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2019년 8월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참여단은 기념일 제정을 제시했고, 9월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을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같은 해 12월 19일 제74차 유엔총회에서 ‘푸른 하늘의 날’ 결의안이 채택됐다. 기념일 제정은 워낙 까다로운 작업으로서 국가간 정치적 목적에 따른 변수가 많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데 제안부터 채택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기록을 세운 것이다.

우리 정부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푸른 하늘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자랑스러운 세계 기념일 제정 배경에는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먼저, 민·관·학 협의체인 ‘세계맑은공기연맹(Global Alliance for Clean Air-GACA)’은 지난 2010년부터 맑은 공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홍보와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또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몽골, 싱가폴, 태국 등 여러 국가들에 지부를 설치해 ‘공기의 날’ 제정을 위한 동참을 이끌었다.

이런 활동을 주시하던 환경부는 2019년 5월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발족하면서 외교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분야 전문가들과의 자리를 주선했다.

단체·학회 전문가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에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세계 맑은 공기의 날’ 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외교부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후 EU 국가들을 설득하고,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환경 슬로건 ‘푸른 하늘’을 기념일 명칭에 포함시키는 등 외교적 노력의 결과 단기간에 유엔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 대목에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푸른 하늘의 날’이라고 칭했지만, 유엔에서 합의한 원명은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이다.

정확히는 ‘맑은 공기의 날’이다. 푸른 하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공기를 실외공기로 한정짓는데, 공기의 개념은 포괄적으로 봐야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제안과 국제사회의 화답을 통해 제정된 첫 번째 기념일을 맞아 대한민국은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먼저, 맑은 공기의 중요성과 국제협력의 절실함을 국제사회에 공식 발의한 나라로서 국격에 맞도록 파격적인 온실가스 감축의지를 천명하고 실질적인 노력과 투명한 자료공개에 나서야 한다.

둘째, 동북아 지역을 시작으로 대기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기술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국가들과 공조를 시작해야 한다.

셋째, 국민과 함께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대대적 참여와 협조를 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 각 부처 및 기관들과 연계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단체들이 특성에 맞는 역할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맑은 공기'는 함께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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