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강병원 4내과 김우현과장

[환경일보] 오성영 기자 = 직장인 K모씨는 올해 건강보험공단의 일반검진 및 위암 검진 대상자여서 최근 병원을 찾았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만 소화도 잘되고 특별한 불편함이 없는 데다가 위에 좋다는 음료도 잘 챙겨 먹는 편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특히 과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위 역시 건강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 위궤양, 식도염, 십이지장염이 관찰됐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K씨는 “약간의 위염 정도는 예상했지만 뜻밖의 결과이다.”며 의외의 검사결과라는 반응이었다.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때문이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십이지장 등에 번식하는 세균으로 위장점막 또는 위점액에 기생해 특유의 독소를 분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독소는 급성 또는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등을 유발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명치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고 복부팽만이나 속쓰림, 구토, 몸살 등의 증상이 발견된다. 이런 증상들은 균의 감염이 없더라도 일상생활 중 가볍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K씨처럼 지나치기 쉽다. 국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50~60%에 달한다. 위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 요소호기검사, 항체검사, 대-소변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감염여부가 확인된 후 모든 사람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변역부B세포림프종, 조기위암환자의 경우 반드시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1~2주간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강력한 위산억제제를 병행하며 제균 여부에 따라 추가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한편 전문의들은 건강검진을 할 때 단순히 위내시경만 하지 말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도 함께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위암 유발인자이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이 단독적으로 위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균에 감염돼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5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김우현과장은 “위암 검진이 권고되는 40세 이상에 해당하지 않는 연령 층도 정기적인 위내시경 및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통해 위 건강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헬리코박터 보균자는 제균 치료를 임의로 중단할 경우 헬리코박터균은 죽지 않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 협의해 끝까지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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