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의원, 서울 소재 미군기지 4곳 환경조사 보고서 최초 공개

[환경일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서울 소재 미군기지 4곳에 대한 환경조사보고서를 제출받아 최초로 공개했다. 용산구 한남동 소재 미군기지의 경우 지하수 기준치 대비 380배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개되는 미군기지는 반환 과정 중에 있는 기지로서 ▷미육군공병대(FED COMPOUND) ▷미군 종교휴양소(RRC) ▷니블로 배럭스 ▷서빙고 컴파운드가 그 대상이다.

미군기지가 우리정부에 반환될 때에는 반환개시 및 환경조사‧협의 요청(국방부) → 환경조사‧협의(환경부) → 반환 최종건의(국방부) → 반환 승인(외교부)의 절차로 진행되는데, 보고서는 현재 환경조사·협의 단계에서 작성된 것이다.

환경조사는 미측으로부터 기초환경정보(BEI)*를 전달받으면 환경조사 절차가 공식 개시되고, 이후 공동현장방문 → 현장조사 → 위해성평가의 절차로 진행된다.

서울 소재 미군기지 환경조사 결과 <자료제공=안호영 의원실>

지하수에서 폐암 유발 ‘페놀’ 검출

이번에 공개된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구 을지로 소재 미육군공병대의 경우, 소량만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벤젠 농도가 기준치 14배를 넘었고, 지하수에선 폐암을 유발하는 페놀이 검출됐다.

용산구 한남동 소재 미군 종교휴양소의 지하수에서는 기준치의 380배를 넘어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고, 토양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 기준치의 3배를 초과했다.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거주자 지원시설로 쓰였던 니블로 배럭스의 경우 토양은 기준치의 15배, 지하수는 기준치의 1.7배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미군기지는 주택가, 초등학교 등 생활밀집지역에 인접한 곳으로서, 기지 내가 이렇게 오염됐다는 것은 기지 밖 지하수, 토양 등이 광범위하게 오염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루 속히 정화작업에 착수해야 할 이유다.

안 의원은 “오염조사 결과 위해성이 있다고 판명된 기지는 미측의 先 정화조치 후 반환되어야 한다. 현재 한·미간 환경협의 과정 중에 있는 만큼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에 의해 미측은 명확하게 정화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밝혔다.

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의 미군기지 원상복구 요구를 외교부를 통해 전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위험하고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미국 측이 환경오염을 인정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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