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인 1994년 여름,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기상 관측지점의 58.4% 및 59.7%에서 일 최고기온 및 평균 최고기온의 극값이 경신됐다. 무더위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나와있지 않지만 국민생활의 불편 등 사회경제적 영향이 컸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일 최고기온 극값은 1942년 8/1일 대구의 40℃로, 만약에 1년전 유럽의 폭염 수준으로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온다면 이 기록 또한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정예모의 '올 여름 폭염 가능성과 대비방안' 연구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980년부터 2003년까지 발생한 기상재해 중 1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킨 재해를 분석한 결과, 열파 및 가뭄에 의한 기상재해 발생건수는 전체의 17.8%를 차지하고 있는 데 불과했으나 경제적 피해액은 42.5%나 차지하였으며 인명 피해는 9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80년의 경우 37℃ 이상인 날이 무려 42일이나 계속되면서 사망자수가 1만여 명, 경제적 피해액이 440억 달러에 이르렀다. 1988년에도 무더위가 가을까지 계속되면서 일 최고기온이 계속 경신되었고 사망자수가 7천 500여 명에 달했으며 경제적 피해액도 56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처럼 선진국에서도 폭염의 피해는 의외로 큰 바, 우리도 이를 교훈으로 삼아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폭염 대비 방안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역시회, 기업, 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부문에서 다같이 만들어 나가야 하겠지만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첫째 국민들이 폭염시 개인 건강에 주의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해야 한다.
TV, 라디오 등 기상예보시 현재 기온이 몇도이고 최고기온이 몇도이니 외출을 삼가도록 하고 신문 등에서는 건강관리 코너를 연재하여 햇볕에 의한 피부 화상, 일사병, 열 경련, 열에 의한 피로, 뇌일혈 등에 대한 예방법 및 대처방법, 식중독 및 모기에 의한 각종 전염병 예방법 등을 알려주도록 한다.

둘째, 폭염에 따른 안전사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가스 및 정유저장 탱크, 화학약품 창고, 발전시설 등 폭발에 따른 피해가 큰 주요 시설에 대해서는 폭염기간 중 운전상 문제가 없는지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철로 휘어짐에 따른 열차 탈선사고, 고속도로 아스팔트 노면 훼손에 따른 교통사고 및 항공기 이착륙 사고 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셋째, 정전에 따른 대책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원칙적으로 정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지만 유사시 대응 매뉴얼을 사전에 준비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열대야로 인한 전력소비 증가가 과부하를 가져와 구형 변압기 등에 문제가 생겨 정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전시 주민 행동요령에 대해 사전에 반상회나 안내문 등을 통해 공지함으로써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손전등, 비상 식음료, 부채, 휴대용 라디오 등을 준비토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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