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대 이겨낼 안전한 전기차 생산 서둘러야

기후위기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 중 하나가 전기차의 확산이다. 그런데 국내외에서 화재가 이어지면서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차량화재는 자동차가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사고다. 많은 양의 연료를 실어야 하는 자동차의 구조적 특성상 화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2019년 자동차 화재는 4000건이 넘었는데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문제는 가솔린, 디젤, LPG차에 비해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 셀은 많은 화학물질로 제조된다. 화재발생시 메탄, 시안화수소, 일산화탄소 등 유해물질 뿐만 아니라 니켈, 알루미늄, 리튬, 구리, 코발트 산화물을 포함한 미립자가 방출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셀에 불이 붙어 가스가 방출되면 600℃ 이상 온도가 올라가면서 셀들이 팽창해 연쇄 폭발하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전기차 화재는 부식성 독성으로 인체에 유해한 것은 물론이고 화재진압을 위해 물을 뿌리면 유기화학물질들이 땅에 스며들거나 하천이나 강으로 유입되면서 환경도 훼손할 수 있다.

설상가상 전기차의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뿌리면 고인화성 수소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전기차 화재는 불이 다 꺼져도 5일까지는 다시 불붙을 수 있다. 타지 않고 남아있는 배터리가 일정량의 산소와 물에 노출되면 다시 화재의 가능성이 있다.

불이 완전히 꺼져도 조심해야 하는데 연소된 배터리를 완전히 식히는데 24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도로에서 전기차 화재 발생시 8시간동안 도로를 통제하며 전소된 전기차를 냉각수가 담긴 컨테이너에 담궈 보관하기도 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고인화성 연료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존해 관심의 대상이다. 전기차 이용자들은 충전, 주행, 주차 전과정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2018년 5월 모 전기차를 시작으로 차량화재가 계속됐다. 2020년 들어 잠깐 주춤하는 듯하더니 5월말부터 다시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화재의 이유를 아직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중 몇 개의 셀로도 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를 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아야 한다.

화재시 대처 및 대피 요령을 포함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선할 것은 기후위기시대까지 고려해 이런 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전기차를 만드는 일이다.

문제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련 차량들을 전량 자진 리콜하고, 안전한 전기차를 생산토록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