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시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정하고 대안 내야

위층에 사는 인기 방송인의 아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댓글이 SNS 상에 올라와 주목되고 있다.

아래층 거주자로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은 수차례 부탁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매트라도 깔아달라고 하소연했다.

방송인의 아내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인 A씨는 죄송하다며 집 맞춤 매트를 주문제작중이라고 양해를 부탁했다.

거주자들의 판단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옆집 기침소리도 들릴 정도로 방음방진 기능이 매우 불량한 부실시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잦은 등교제한과 재택근무, 외출을 꺼리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층간소음을 유발할 기회가 늘어났다.

2020년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4만2000여건에 달한다. 2019년까지 발생한 연평균 민원의 두 배가 넘는다.

2020년 3월 코로나 1차 유행시와 5월 이태원 발 확산 당시 민원은 월 3000 건이 넘었다. 9월 2차 유행시는 4000여건, 12월 3차 유행시는 6100여건에 달했다.

코로나 발생 이전 국내 층간소음 민원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에 늘고, 외출과 외부활동이 많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그런데 코로나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민원이 증가했다.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 재택 근무하는 ‘홈오피스’, 집에서 공부하는 ‘홈스터디’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보건복지부는 ‘코로나를 이기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명이 집 안에서 벌이는 ‘집콕댄스’ 영상을 제작·게재해 현실을 모르고 만든 층간소음 유발 영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민원을 넣거나 직접 위층을 찾아가 호소하는 것은 같지만, 반응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스스로 포기하거나 이사를 가는 등의 ‘수용형’ 반응과 가능한 방법을 총 동원해 대응하는 ‘보복형’ 반응이 있다. 보복형의 경우 심하면 칼부림까지 벌어졌던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승간소음 전용 스피커를 천정에 설치해 윗집에 진동과 소음을 전달하는 방법도 있는데 지난 해 1000여대가 판매됐단다.

올해도 층간소음 민원과 분쟁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대책은 소음발생을 최소화하도록 주거지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층간소음이 발생하면 초기대응이 중요하다.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정중히 개선을 부탁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이웃사이센터 등을 통해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어렵고 힘든 것은 모두 마찬가지이니 최대한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언제 종료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국민에게 층간소음과 이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은 결코 경시할 사안이 아니다.

정부는 심리학, 철학 등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비대면 시대에 겪고 있는 사회적 이슈들을 찾아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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