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고 쓰고 심고 가꾸고.. ‘젊은 숲’으로 선순환 시켜야

숲은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물을 품고, 이산화탄소를 머금어 산소를 만들고, 토양 유실을 방지하고, 교육 및 휴식공간도 제공한다.

지난 1년 넘게 코로나사태로 온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는 과정에서도 숲은 심신에 큰 위로가 됐다.

삼천리 금수강산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르며 산림 황폐화의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1973년부터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사업이 진행돼 푸른 숲이 조성됐고,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복원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으며 개발도상국들의 모델이 됐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새로 나무를 심지 않는 세월이 수십년 지나면서 건강한 숲의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산림녹화사업 당시 심었던 나무들이 장년을 넘겨 노년으로 변화되면서 왕성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산림의 온실가스흡수량은 4560만톤이다. 70~80년대 심은 산림의 노령화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머지않아 70% 감소한 1400만톤 규모로 저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산림의 가치와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과감한 정책전환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에서는 조림을 비롯한 산림활동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산화탄소의 흡수원과 저장고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정했다.

이후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1)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열대 개발도상국에서 산지전용을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7.3%나 차지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파리 COP21 결정문에서는 각국은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 산림 보전과 탄소흡수 증진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숲과 나무가 기후위기 대응에 필수적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기후위기와 코로나는 동전의 양면과 같으며, 숲의 훼손과 생태계파괴는 곧 인류생존에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 각국들도 나무 심고, 숲을 가꾸자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0년 다보스포럼에서는 1조 그루 나무심기가 제안 됐고, 미국은 작년 1조 그루 나무심기 법안을 통과 시켰다. 캐나다 역시 20억 그루 나무를 심겠다고 나섰다.

대한민국의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나무심기다. 산림청은 30년간 30억그루 나무심기를 통해 이산화탄소 3400만톤 감축을 목표로 내놨다.

30억 그루면 충분할지 정확치 않지만, 건강한 숲을 유지하려면 젊은 숲을 목표로 선순환 구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잘 베고, 잘 쓰고, 잘 심고, 잘 가꿔야 하는데 국민 의식의 전환과 지지는 쉽지 않은 과제다. 신뢰구축을 위한 지속적 정보제공과 소통을 어떻게 할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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