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재가동·기상정체가 원인.. 근본 대책 절실

정부는 설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고향방문과 5인 이상 가족 만남 자제를 강력히 추진했다. 정확한 효과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민족의 명절기간 우려했던 심각한 확산은 막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동안 잊고 지냈던 미세먼지가 어느 샌가 다시 일상으로 다가왔다. 중국이 경제활동을 본격 재가동하면서 발생한 중국발 미세먼지와 한반도 주변 기상 정체 현상이 겹치면서 수도권과 중부지방이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광역시도에서는 초미세먼지 ‘나쁨(36㎍/㎥ 이상)’인 날이 4일 연속 계속됐다.

서울 양천구는 13일 91㎍/㎥ 까지 올랐고, 구로, 강서, 금천, 영등포, 서초·동작 지역도 85~90㎍/㎥ 까지 ‘매우 나쁨(76㎍/㎥ 이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발 미세먼지가 예년의 80% 정도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 경제가 거의 정상 가동되고 있어 앞으로 미세먼지 피해가 예년 수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작년 2~3월 줄어든 미세먼지는 코로나로 인해 줄어든 에너지 소비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도 있다.

환경부는 2월14일 06시부터 서울·인천 등 6개 지역에 초미세먼지(PM2.5) 위기경보 ‘관심’단계를 발령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올 들어 처음 시행된 이번 조치를 통해 발전업·제지업 등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 280여개소와 소각장 등 공공사업장에서 조업시간 변경, 가동률 조정 또는 효율개선 등이 시행됐다.

건설공사장에서도 공사시간 변경·조정, 살수차 운영, 방진덮개 씌우기 등 날림먼지 억제조치가 시행된다. 각 시도와 관할구역 지방·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 등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실시하고 도로 물청소도 강화한다.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에 따른 대기정체의 영향으로 이번 연휴기간과 유사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관계부처와 지자체들이 함께 발전·수송·산업·생활 전 분야에 걸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총력 대응하고 어린이·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보호 조치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에게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건강을 지키는 국민참여 행동에 동참해줄 것도 당부했다. 먼저, 가까운 거리는 걷기, 공회전과 과속 등을 자제하는 친환경 운전습관, 폐기물 배출 저감,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20℃ 유지, 불법소각 및 배출 신고 등이다.

10분씩 하루 3번 환기, 공기청정기·환기시스템 필터 사전점검, 외출 후 손 씻기·세수하기, 격렬한 운동 피하기 등도 있다.

얼마 전 중국과의 상호협력으로 초미세먼지가 25% 이상 각각 감소했다는 발표로 기대를 높이기도 했지만, 이번에 다시 중국발 미세먼지를 체감하면서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본질은 놔두고 마른수건 짜느라 진땀 빼는 건 아닐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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