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돌보고 절제의 삶 추구해 지속가능사회로 가야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코로나19 사태에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강력한 봉쇄조치와 백신접종의 영향으로 2월 들어 전 세계 확산 속도가 크게 줄고 있다.

한 국제통계사이트의 집계에 의하면 지난 1월8일 하루 85만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2월15일엔 3분의 1 수준인 26만여 명으로 줄었다.

미국은 30만8400여명에서 5만3000여명, 일본은 6900여명에서 1310명, 영국은 6만 8000여명에서 9800여명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국가 간 이동 제한, 대중 시설 폐쇄 등 강력한 처방이 큰 영향을 미쳤고, 백신 또한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는 작년 11월 14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으며 3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12월 25일 1240명까지 늘어났다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영국, 남아공, 브라질 발 변이바이러스가 퍼지고 있고,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500명 넘게 늘어나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코로나의 확산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추운 겨울이 마무리되고 백신 접종이 폭넓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이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종교인들은 혹시 저지른 죄 값을 치르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레 돌아보곤 한다.

죄에 대한 심판으로 질병이 돌고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죄와 상관없이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 처하게 되면 겸허히 하늘의 뜻을 구해야 한다고도 해석한다.

그런데 고난은 마지막이 아닌 과정이며, 고난을 해석하고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서기 166~167년경 로마에 역병이 번졌다. 파르티아 전선에서 귀환하는 로마 군단을 따라 로마 전역에 역병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번화했던 도시가 삽시간에 폐허로 변해갔다. 귀족과 평민의 구분 없이 죽음이 닥쳐 거리에는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산 사람 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았고, 운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망치기 바빴다.

그런데 가족도 버리고 간 환자들을 당시 핍박받던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돌보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희망을 갖게 됐다.

코로나 사태도 결국엔 종식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잘 판단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어떻게 이웃을 돌볼 것인가 고민하고 살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

물질만능주의, 성장우선주의로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던 사람들이 멈춰서 과연 이 길이 맞는지 생각해볼 절호의 기회다.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돌아보면서 깨달아야 한다. 인류가 합의한 지속가능발전의 핵심은 나눔과 절제다.

힘들게 쌓은 거액의 재산을 선뜻 기부하는 사업가들, 없는 가운데도 이웃을 돌보는 보통사람들, 감사하게 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다.

조금 더 살만한 내일을 위해 삶의 방식을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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