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로하는 소엽 선생의 약글(3)

‘오직 자연만이 인간의 독을 뺄 수 있다’ 소엽 신정균作
‘오직 자연만이 인간의 독을 뺄 수 있다’ 소엽 신정균作

[환경일보] 도시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매연과 일에 쫓겨서 인간에, 물질에, 정신에 매여 산다. 독이 들어오면 들어오지 뺄 수 없는 살림살이다. 쉴 휴(休) 자가 사람인 변에 나무목 글자이다. 나무 그늘에 가야만 온전한 쉼이 온다. 자연 속에서 쉬는 것이 제대로 쉬는 것이다. 자연으로 독 빼러 간다. 몸도 정신도 자연 안에서 원래 자리로 돌아올 길을 찾는다.

언젠가 언니를 수술한 박사님이 어려운 수술을 집도하느라 눈은 쑥 들어가고, 입에 거품이 나는 상태가 되었다. 그분을 댁으로 모셔다드리면서 ‘의사는 구급차로 집에 데려다줘야 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운전하고 퇴근하기 정말 힘든 상태가 되기도 했으니까. 그분이 결국 간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너무 과로해서일 것이다. 내가 그분에게 ‘자강불식(自强不息)하지 말고 자강휴식(自强休息) 하시라’ 했다. 자기가 강하려면 쉬어야 한다고 이야기 드렸다. 공주 마곡사에 휴양처를 마련해 머물게 도왔다. 쉼을 통해 그분이 다시 태어났다. 자연에 제대로 쉼이 있다.

<글 / 소엽 신정균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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