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대형 가전제품인 냉장고 비교시험에서 국산이 외제보다 소음과 전기사용량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간소비전력량 표시는 모든 제품에서 부정확해 소비자들이 냉장고 선택시 참고할만한 정보가 없다고 지적되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전기냉장고의 상품선택정보를 위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개 모델을 비교시험한 결과 이와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험은 냉각성능, 소비전력량 및 감전으로부터의 보호 등 "KS" 또는 "전기용품 안전기준"에서 정한 기본적 항목과 실 사용조건에서 유용한 기능 등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또 냉장고에 표시된 "월간소비전력량"이 실 생활조건에서의 소비전력량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50가구의 냉장고에 소비전력량계를 설치하고 3개월간의 월별소비전력량을 측정하였다.

▶ 소음과 전기사용량= 삼성·LG 우수, 월풀 미흡. 전기냉장고에서 중요한 성능이라 할 수 있는 소음은 삼성전자(SRT685FDI)와 LG전자(R-T697GZV) 제품이 각각 26㏈, 27㏈로 작은 반면, 월풀(5VED7GTK)제품은 38㏈로 차이가 많이 났다.

▶ 단위용량 당 전력사용량 =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44Wh/L로 가장 작았으며 월풀제품이 64Wh/L로 가장 큰 수준이었다. 이번 시험에서 월간소비전력량이 가장 적은 제품과 큰 제품의 차이는 20kWh 이상이었다. 이는 소비전력량 차이를 20kWh로 가정하면 년간 보통 가정의 한 달 전력사용량과 맞먹을 정도이다.

▶ 냉장실 내 온도 편차 = 조사대상 제품 모두 사용상 큰 문제는 없었다.
▶ 주위온도 변화에 따른 온도변화폭= 대우·삼성 우수, 월풀 미흡. 주위 온도 변화에 따른 냉장실내 온도특성은 대우일렉트로닉스(FR-T690DGM)와 삼성전자 제품이 각각 0.1℃와 0.2℃로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LG전자와 GE 제품은 각각 1.1℃와 1.8℃였다. 이에 비해 월풀 제품은 온도변화폭이 3.4℃로 나타나 사용 환경에 따라 설정온도를 변경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 월풀 제품은 구조적으로 문제 있어 개선 필요 = 월풀(5VED7GTK) 제품은 냉장고 뒤쪽 하단 컴프레서 주위에 유리섬유를 사용하고 있었다. 유리섬유는 석면과는 달리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지만 팬에 의해 작은 유리섬유 조각이 공기 중으로 비산될 수 있으며, 비산된 유리조각은 눈이나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은 또한 국내 가전3사의 표방하고있는 "나노실버에 의한 항균·살균성능"은 실제의 냉장고 사용 조건과는 차이가 있어 소비자의 오인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또 모델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경우 그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상위 기종에 대한 성능만을 표현한 것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이외에도 소보원은 중요한 제품선택기준인 '월간소비전력량' 표시가 부정확해 월간소비전력량에 의존해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였다.

"월간소비전력량"은 냉장고 내부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문도 여닫지 않은 상태에서 규정된 저장온도로 유지시키기 위해 소비되는 전력량 수치인데, 조사대상 냉장고의 월간소비전력량은 표시치의 -12% ~ 18%로, 차이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용상태를 감안하여 문을 열고 닫는 조건을 추가하여 시험한 결과 제품에 따라서 소비전력량이 35% ~ 8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50가구를 대상으로 3개월간 냉장고별 소비전력량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표시된 소비전력량보다 최고 169%(평균 76%)나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에너지절약은 물론 올바른 소비자선택정보로서의 제 역할을 위해서도 표시기준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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