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서 바라본 도시는 온통 시멘트 범벅이다.
그럴 때마다 고개를 들고 푸른빛을 찾는 것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다. 잠시 계절의 기운을 느끼다가도 이내 콘크리트 속으로 들어 가야하는 우리들의 일상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단 한 평이라도 뜨락에 나무가 심어져 있고 그 것이 꽃을 피울 때 항상 부러운 마음이 인다. 올해는 자연보호헌장을 선포한지 26주년이 된다. 그래서 자연보호헌장 선포의 날인 지난 5일을 전후해 전국에서는 각종 자연보호행사를 열고 모처럼 쓰레기를 치웠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78년 우리는 자연보호헌장을 통해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보호에 대한 국가·국민의 의무, 국민교육의 중요성, 올바른 환경윤리관의 확립 등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 소중한 자연자원을 영원히 후세대에게 물려주자는 당시의 결의는 오간데 없고 우리들 주변은 온통 먼지투성이로 변해가고 있다. 미꾸라지 잡던 실개천은 죽음의 하천으로 변했고 산성비는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대기는 오염 덩어리로 변해 지구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연보호헌장이 선포된 지 꼭 26년이 지난 오늘의 상황이 이러한데 다시 그 만큼의 세월이 흐르고 난 후의 자연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지금까지 자연보호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지만 범국민적인 운동이라기보다는 특정단체가 주도해 일회성에 그친 일면이 적지 않았다. 삶의 터전인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자연보호 실천의지 앞에서는 등을 돌리고 마는 것이 우 리들이다. 그만큼 우리들의 일상생활에는 환경오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이고도 범국민적인 환경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먼저 초·중·고교에서의 환경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전환해 학생들이 환경을 생존전략으로 생각하도록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그러한 환경교육이 필요한 것은 앞으로 환경이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없도록 삶의 질과 직결되는 환경정책은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당사자가 국민 각자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도록 해야 한다 . <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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