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물량 확보·안전성 신뢰 등 해결하고 속도 내야

역시 백신의 힘은 대단했다. 온 국민이 신음하던 영국에서 지난 22일 코로나 사망자가 17명이라고 밝혔다. 두달 전 사망자가 1823명이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같은 날 프랑스는 343명, 이탈리아 386명, 독일 148명이 숨진 것과도 대조된다. 하루 확진자도 영국은 5342명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1만4000~1만6000여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영국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유는 분명히 백신이었다. 영국에서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2763만 여명으로 전 국민의 약 40%에 달한다.

세계는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1억 1000만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하루 250만회 정도로 전 국민의 약 33%가 백신을 맞았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해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쯤엔 예전처럼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5월17일부터 해외여행을 허가하고 6월21일 봉쇄조치를 전면 해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전국민의 60% 정도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접종을 시작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950만건의 접종에 성공하는 놀라운 속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4월 중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팬데믹에서 탈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유럽과 일본, 캐나다 등은 백신 접종속도가 느리다. 1회 접종비율도 10% 안팎 수준이다. 그 이유는 백신물량 부족, 백신의 안전성 불신, 행정능력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유럽은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전통적으로 갖고 있다. 캐나다는 8.7%, 호주와 일본은 1% 미만 등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데 백신을 선 구매하고도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결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올해 11월까지 전 국민의 70%가 백신접종을 마친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적어도 하루 30만명 정도는 백신을 맞아야 가능한데 현재와 같이 하루 2만여 명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넘어야 할 과제다. 60대 여성에 이어 20대 남성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혈전 증상이 나타나자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통계자료들은 혈전 발생이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으로 백신접종과 연계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코로나 백신을 맞고 혈전이 생기는 비율은 자연 발생률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500만 명이 넘게 AZ 백신을 접종했는데 혈전 생성신고는 30건에 불과했다. 영국에서 화이자를 맞은 1000만여 명 중에서도 23건만 보고됐다.

우리나라에서 고혈압, 당뇨병 증상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층들은 오히려 더 빨리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적극 권장하고 있다.

불필요한 염려와 괴담으로 백신접종과 집단면역 구축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제공, 더 빨리 더 많은 백신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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