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 분류도 없이 무차별 매립, 재활용품은 물론 농약병까지 반입

경상북도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매립현장 / 사진=권영길 기자
경상북도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매립 현장 / 사진=권영길 기자

[환경일보] 권영길·김시기 기자 = 경상북도 영주시의 쓰레기매립장(이하 매립장)이 온갖 쓰레기들로 뒤범벅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 매립장은 영주시 청소행정팀 담당자와 매립장 근무 직원들이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아 매립할 쓰레기뿐만 아니라 소각용 쓰레기, 건설폐기물, 재활용품, 별도 폐기처리 해야 할 농약병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영주시에서는 오랫동안 관계자들의 관리 부재로 인해 또 다른 환경오염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영주시는 자체 소각장이 없으며, 경상북도의 광역소각장이 안동시에 있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영주시에서는 소각용 쓰레기봉투(이하 소각봉투)의 수거를 별도의 쓰레기 수거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쓰레기 수거차량이 수거하고 있어 쓰레기 분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두 번째로 매립장으로 반입되는 쓰레기를 가져오는 일반인 차량들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온갖 쓰레기들을 가져와 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영주시청 관계자는 “매립장은 1차적으로 쓰레기를 선별해 분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취재진이 매립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일반 운반차량은 매립장 입구에서 차량 무게 등을 확인한 후 그대로 매립장소로 가고 있어 쓰레기의 사전분리 및 차량 내부에 실린 쓰레기의 내용물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경상북도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매립 현장에 들어선 일반 운반차량 / 사진=권영길 기자
경상북도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매립 현장에 들어선 일반 운반차량 / 사진=권영길 기자

세 번째는 매립장소에는 가연성과 불가연성 구분 없이 당일 쓰레기를 싣고 온 운반차랑에서 그대로 매립장으로 온갖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매립장소 앞 가연·불가연성이라고 쓰레기 종류를 구분한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매립장소에는 모든 쓰레기가 뒤죽박죽돼 최종 매립·처리되고 있다.

쓰레기매립장에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일반인 차량이 구분 없이 가져오는 쓰레기에 대해 자체 단속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매립장으로 가져오는 무분별한 쓰레기 반입 및 매립 등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또한 영주시청 청소행정팀 관계자는 “쓰레기들을 수거할 때 소각용쓰레기 봉투가 한두 개 들어올 수 있다”며, “매립장에서는 1차로 쓰레기를 선별하는 선별장이 별도로 있어 쓰레기를 분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주시청 관계자의 말과 딜리 취재진이 매립현장을 살펴본 결과 곳곳에 소각봉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온갖 쓰레기들이 분리되지 않고 한데 섞인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 사진=권영길 기자
온갖 쓰레기들이 분리되지 않고 한데 섞인 영주시 쓰레기매립장 / 사진=권영길 기자

한편 영주시는 광역소각장으로 가져가야 할 소각봉투에 대해 쓰레기봉투(소각용) 판매 수익을 올릴 생각만 할 뿐 정작 소각용 쓰레기의 소각처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아울러 매립장 주변에는 폐목재·가전제품 등을 일부 분리작업 해 보관해 두기는 했지만, 방진망 등 최소한의 보관 조치도 없어 매립장 내 곳곳에 각종 쓰레기들이 바람에 날려와 있고, 제대로 수거처리를 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또한 매립장 입구에서 매립장소로 가는 길과 매립장소 주변에서 쓰레기를 내리기 위해 움직이는 운반차량의 이동에 따라 비산먼지가 발생하며 2차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있지만, 영주시청 관계자와 매립장 근무 일용작업자는 최소한의 비산먼지 방지조치를 위한 어떠한 작업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영주시의 쓰레기매립장을 관리·감독하는 영주시청 청소행정팀 관계자는 소각봉투를 광역소각장에 정상적으로 보내는 방법에 대한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었다. 

수도권 지역은 2026년부터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며, 수도권 외의 지역은 2030년부터 적용된다. /사진제공=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수도권 지역은 2026년부터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며, 수도권 외의 지역은 2030년부터 적용된다. /사진제공=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과거 폐기물 매립이 아무런 대책 없이 묻고 보자는 식이었다면, 현재 폐기물 매립은 매립 종료 이후까지 내다보는 과학적인 방식의 매립을 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매립지는 매립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가스를 이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 온실가스 배출권까지 얻고 있다. 

당장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비위생적이고 반환경적인 매립으로 인해 심각한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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