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비 예보·예방, 첨단 소방장비 점검해야

산불은 오랜 세월 애써 가꾼 산림자원을 한 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일단 산불이 발생하면 진압이 매우 힘들다.

수많은 나무와 식물들은 쉽게 불이 붙고, 여기저기 땔감들이 널려 있어 삽시간에 널리 확산되는데 지형적 특성상 소방활동이 매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특히, 3~4월은 산불 발생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로 꼽힌다. 건조한 대기, 강한 바람, 낮은 습도는 작은 불씨를 큰 불로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불의 원인은 자연적 요인과 인공적 요인으로 나뉜다. 기후변화, 기후위기로 인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기상·기후 여건도 크겠지만, 아직까지는 사람들의 활동에 의한 실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

산림청의 최근 10여년 자료에 따르면 산불은 봄철에 60% 이상 발생했는데 입산자실화(40%)·논밭두렁소각(18%)·쓰레기소각(12%)등을 주요 원인으로 들고 있다.

산불은 무섭다. 일단 발생하면 산림 훼손은 물론이고, 소중한 생명과 재산에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봄철엔 어느 산이든 산불에 취약하지만 특히,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산불 취약 지역이다.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이 배치되고 북쪽에 저기압이 배치될 때 생기는 편서풍, 푄 현상이라 불리는 기상 현상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태백산맥을 타고 넘어올 때 고온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는데 강풍이 불면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모양새가 된다.

엄청난 피해를 입혔던 대형 산불들은 대부분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발생했다.  1996년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산불이 일어나 큰 피해를 입혔다.

2000년에도 강원도 고성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1996년 고성 산불을 능가하는 특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원인은 지역별로 다양했는데 군부대 소각장 발화, 쓰레기 소각, 담뱃불과 편지 소각 등이었다. 실수라고 했지만,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치면 서울시 면적의 1/3을 넘는 엄청난 수준이었다.

호주나 미국 일부지역의 경우 산불은 숲을 건강하게 만드는 자연현상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산불로 인해 숲이 훼손되면 많은 세월이 흘러도 원상태로 복구가 불가능하며, 홍수와 산사태 같은 2차 피해도 겪을 수 있다. 산불예방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봄철 산불예방을 위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먼저, 산행 시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 소지와 산 속 취사행위가 있다.

논두렁 등에서 농업폐기물 소각행위도 절대 금물이다. 불씨가 주변 산으로 날아가 자칫 큰 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련 교육과 계도에 더욱 힘쓰고,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산림청은 지형조건, 산림상황과 기상청 예보정보를 바탕으로 기상조건을 실시간 분석해 산불 위험도가 높은 지역을 예측·예보하는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산불대응센터 59개소도 가동 중이다.

예보와 예방도 중요하지만, 만의 하나 산불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진화할 수 있는 살수소방헬기 등 필수장비들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다시 돌아볼 때다.

기후위기도 산불발생 원인에 꼭 포함시켜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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