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피리 투쟁위, 설명회 원천무효 주장···군민 소통 및 불신 해소 우선해야

울진 국립공원 신규 지정 반대 투쟁위원회’는 국립공원 백지화를 위한 장외투쟁 집회를 울진군청 앞에서 열었고, 뜻을 같이하는 18개 마을 주민이 집결했다. /사진제공=투쟁위
울진 국립공원 신규 지정 반대 투쟁위원회’는 국립공원 백지화를 위한 장외투쟁 집회를 울진군청 앞에서 열었고, 뜻을 같이하는 18개 마을 주민이 집결했다. /사진제공=투쟁위

[환경일보] 김원 기자 = 울진군청의 ‘불통 행정’, ‘졸속 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울진 왕피천 일대 국립공원 지정을 둘러싼 울진군과 왕피리 주민들 간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울진군수에 대한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왕피리 지역주민들은 국립공원 지정 절차가 의견수렴도 없이 진행되는 ‘졸속행정’이라며,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울진군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지역주민들이 빠진 상황에서 국립공원 지정 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문제가 심각하다.

‘울진 국립공원 신규 지정 반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7일 국립공원 백지화를 위한 장외투쟁 집회를 울진군청 앞에서 열었고, 뜻을 같이하는 18개 마을 주민이 집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손에 ‘조용히 살고 싶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고, ‘국립공원 지정반대’라고 적힌 머리띠를 둘렀다.

주민들은 애절한 사연을 전달하며 성토했다. 황이주 경북도의원은 “논과 밭으로 가서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 소중한 시간에 길거리로 나섰다”며 투쟁위를 격려했다.

황의주 도의원은 “(울진군수께서) 왕피천 국립공원 지정에 있어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작아서 듣지 못했는지, 행정적 절차에 하자는 없는지 다시 한 번 귀 기울여 겸허한 마음으로 행정에 임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어 “군민 모두가 다시는 군정을 불신하고 길거리에 나서서 불만의 목소리를 표명하지 않는 모두가 행복한 울진을 만들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며, 한 달 가량 집회를 이어가는 군민들의 고충을 울진군과 군의회가 헤아려 줄 것을 부탁했다.

투쟁위는 울진 전체면적의 1/10에 해당하는 지역을 군민과의 소통없이 독단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군청의 졸속행정을 비난했다.  /사진제공=투쟁위
투쟁위는 울진 전체면적의 1/10에 해당하는 지역을 군민과의 소통없이 독단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는 군청의 졸속행정을 비난했다.  /사진제공=투쟁위

이날 투쟁위는 주민들로부터 받은 국립공원 지정 반대 서명부를 군청과 의회에 전달했다. 또한 반대 서명부를 국립공원공단, 국민권익위원회, 청와대에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투쟁위는 지난 31일 공동성명을 통해 군민의 뜻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울진군의 국립공원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투쟁위는 “울진군이 군 면적의 10분의 1이나 되는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 한다”며 “전찬걸 울진군수는 현지 주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이나 의견수렴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쟁위 관계자는 “현지 주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며, 울진군수는 현장을 방문하거나 주민과의 대화를 단 한 차례도 갖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립공원 지정 신청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은 없고 관광개발만 있다”며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졸속으로 추진하는 국립공원 지정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또 “전찬걸 울진군수는 무자비한 갑질 행정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투쟁위 측은 울진군이 주민들의 의견수렴엔 관심 없고 ‘반대할 테면 하라’라는 식의 고압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투쟁위는 또 “왕피리 인근 주민은 지금도 생태경관보전지역, 문화재보호구역, 군립공원 등 온갖 행정규제로 사유권의 제약을 받고 있다”며 “향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지금까지보다 더한 규제로 주민들의 삶은 곤란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군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주민과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선 이러한 갈등의 파장이 울진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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