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물, 바람 소리에 피톤치드 가득한 치유의 숲

바농오름 풍경 / 사진제공=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 풍경 / 사진제공=홍성은 오름매니저

[제주=환경일보] 김남수 기자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바농오름은 바능 오름이라고도 하며 한자를 차용해 반응악(盤應岳, 盤凝岳)이라고도 한다. 바농 오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능 오름으로 인식, 침악(針岳)이라 표기해 바늘과 연관시키기도 하지만 바늘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바농오름 남동쪽에는 늡서리 오름, 북동쪽에는 세미 오름, 남서쪽에는 지그리 오름이 있다.

바농오름 정상의 모습 / 사진 =김남수 기자
바농오름 정상 전망대 / 사진 =김남수 기자

바농 오름의 표고는 552.1미터, 비고142미터, 형태는 복합형이다. 제주의 오름은 발굽형, 원추형, 복합형이며 바농 오름의 남쪽과 남동쪽에는 제주 돌 문화 공원이 조성돼 있다.

바농오름 정상에서 보는 한라산과 오름 풍경이 이채롭다 / 사진=김남수 기자
바농오름 정상에서 보는 한라산과 오름 풍경이 이채롭다 / 사진=김남수 기자

바농오름은 오름 주위에 가시덤불이 많아서 바늘의 제주어 바농오름이라 불리워진다. 이후 한자로는 침악(針岳)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바농오름 종합안내도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 종합안내도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길 끝 멀리 보이는 바농오름 / 사진 = 김남수 기자
길 끝 멀리 보이는 바농오름 / 사진 = 김남수 기자

번영로와 남조로가 만나는 곳 남조로 교차로에서 교래 쪽으로 1.6킬로미터 지점 이기풍선교원 기념관이 나온다. 기념관에서 200미터 정도 들어가면 돌문화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에서 400미터 더 들어가면 돌문화공원 후문 앞이다.

바농오름의 3가지 코스 안내 표지판 / 사진 = 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의 3가지 코스 안내 표지판 / 사진 = 홍성은 오름매니저

오름 들머리에는 제주도교육청 재산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관리자는 제주고등학교장이다. 조천목장을 보호하는 오름으로 삼나무 숲이 무성하다. 1코스는 20분 정도면 바로 정상으로 올라간다. 정상에서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2코스다. 3코스는 오름 시작에서 좌우로 들어간다. 왼쪽으로 가면 정상으로 올라 2코스로 합류한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대나무 숲이 나온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다. 이기풍 옆길을 따라 북쪽 기슭에 있는 우마의 식수원인 바농벵디, 벵디는 들과 벌판을 뜻하는 제주어이다.

바농오름 삼나무 쪽으로 가면 소나 말이 물을 먹는 연못이 있다.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 삼나무 쪽으로 가면 소나 말이 물을 먹는 연못이 있다.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연못에는 개구리들이 뛰어놀기도 한다. 옛날에는 말과 소들이 물먹는 곳이었나 보다. 북쪽으로 들어가면 울창한 삼나무 숲이다. 다시 삼나무 숲에는 5개의 산책로가 있다. 하나씩 걷다 보면 내 몸과 마음은 자연이 된다. 이런 곳이 제주 오름이 매력이다. 사사사철 늘 걸어도 좋은 곳이다. 7~8월 무더운 여름철에 들어간다면 숲 속은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자연 냉장고 속에 들어 온 느낌이라고 할까, 치유의 숲이다. 동북쪽에는 파라빌레라는 곳이 있다. 여기서 치유의 숲 학교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숲 속에서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하기도 했다.

바농오름 오른쪽 3코스 지나는 길에 새둥지가 보인다.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 오른쪽 3코스 지나는 길에 새둥지가 보인다.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숲을 걷고 난 후 3코스로 진입하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가 보인다. 상록수를 보며 오르는 게 좋다. 정상부에 가면 야트막한 또 하나의 원형 분화구를 만나게 된다. 그 안에는 억새를 비롯해 잡풀과 자연림이 뒤섞여 자라나고 있다. 동쪽 봉우리가 정상이고 서쪽으로는 비스듬히 낮아지며 능선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삼각형의 봉우리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푸르른 날 바농오름의 완벽한 산세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푸르른 날 바농오름의 완벽한 산세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정상에는 삼각점과 산화경방초소가 있고 그 곁에는 비문도 없이 담장 대산에 철보망을 두른 묘한 기가 외롭게 자리를 잡고 있다. 모든 비탈이 가파른 편이며 아래쪽에는 삼나무가 위로 돌가면서는 자연림이 그리고 서쪽 비탈의 위쪽은 소나무가 조림돼 있다. 남서쪽으로는 한라산이 보인다. 한라산 보다도 군대에서 열병식이나 하듯 겹겹이 늘어선 오름군이 장관을 이룬다. 그 맥은 건너편 새미오름을 지나 멀리 김녕리의 삿갓오름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이 오름 앞에는 제주 돌의 진수를 집대성해 후손들에게 영원히 전승시키기 위한 제주돌문화공원이 조성돼 있다.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바농오름 3코스 울창한 삼나무 숲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바농오름 3코스 울창한 삼나무 숲 / 사진제공 = 홍성은 오름매니저

서쪽으로 가다 보면 작은 지그리오름이다. 교래 숲길에서 들어오면 큰지그리 옆이다. 큰지그리 서쪽이 봉개 민오름이고 절물오름이다. 주위에 오름 들과 갓전시관 에코랜드처럼 볼거리가 즐비해 있다. 무더운 여름철이면 상큼한 숲 속에서 피톤치드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걸을 수 있는 오름으로 꼭 가고 싶은 바농오름을 추천해 본다.


<제주 오름탐방 공동취재 홍성은 JDC 오름매니저, 김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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