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결제 과정에서 배달이 더 비싸다는 사실 알리지 않아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는 매장가격에 비해 배달가격이 더 비싸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는 매장가격에 비해 배달가격이 더 비싸다.

[환경일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음식 배달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가운데 일부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경우 동일 제품임에도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가격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달주문과 매장구입의 제품가격이 다르다는 사실 등이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고지되지 않아 소비자의 알권리 및 선택권 침해가 우려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주요 5개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제품가격을 조사한 결과, 맘스터치를 제외한 4개 업체(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이하 같음)의 모든 제품이 배달주문과 매장구입 간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업체 모두 배달주문 시 매장가격에 비해 햄버거 세트는 1000원~1200원, 햄버거 단품은 700원~900원, 사이드 메뉴는 600원~700원, 음료는 500원~700원까지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4개 업체는 일정금액 이상 배달주문 시 별도의 배달료가 청구되지 않는 대신 배달제품 가격에 배달료 등 배달서비스로 인한 제반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품목별 배달주문 가격과 매장구입 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품목별 배달주문 가격과 매장구입 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한편, 4개 업체의 이러한 배달제품 가격 차별화 정책은 시중 배달료를 고려하면 소비자에게 일부 유리한 경우도 있지만, 배달제품을 여러 개 주문할수록 매장구입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업체에서 무료배달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에 맞춰 햄버거 세트와 사이드 메뉴를 구입해본 결과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소 1200원에서 최대 3100원까지 비쌌다.

최소주문금액 주문 시 상품구성별 배달과 매장의 제품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최소주문금액 주문 시 상품구성별 배달과 매장의 제품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한편 맥도날드와 KFC는 별도의 배달료(2000원)를 부과하는 최소주문금액과 무료 배달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을 구별해 운영하고 있으며, 버거킹은 지역별‧매장별 최소주문금액이 다르다.

또한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각 업체에서 특정 햄버거 세트를 4개씩 주문하는 경우 배달 시 제품가격이 매장구입 시보다 최소 4000원에서 최대 4800원까지 비싸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인 가구 기준 배달시 매장과 제품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4인 가구 기준 배달시 매장과 제품가격 차이 /자료제공=한국소비자원

4개 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을 모니터링한 결과,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배달주문과 매장구입 간 제품가격이 다르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는 2곳에 불과했다.

주요 3개 배달 플랫폼에서도 4개 업체 모두 해당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특히 배달 플랫폼의 경우 배달료 관련 정보가 전혀 표시되지 않거나 배달료가 ‘0원’ 또는 ‘무료’로 표시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주요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리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주요 배달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매장가격과 배달가격이 다르다는 사실 등을 배달 플랫폼 내에 쉽게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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