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실뱀장어 불법 어업으로 억대 수입, 처벌은 벌금 백만원

[환경일보] 매년 2월 초부터 5월 말까진 태평양을 거슬러 우리나라 연안으로 돌아온 뱀장어(민물장어) 새끼를 잡기 위한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기승을 부린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도가 나오지만, 올해 금강하구에서는 버젓이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양경찰 파출소 앞에 자리 잡은 불법 어업 선박은 선박 명칭이나 어선 번호판이 없어 명백한 어선법 16조 위반이다.

금강하구에서는 오랜 기간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관습처럼 자행 되고 있지만 정부의 미온한 대처로 변화되는 모습은 없다.

군산 불법 정치망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군산 불법 정치망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확연한 불법 어업에도 단속 없어

금강하구 불법 어업은 어업의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확연하게 불법 어업을 확인할 수 있다.

해양 경찰서 앞에 정박한 불법 실뱀장어 어선의 불법 유형은 무허가 어업, 허가 규칙(실명제) 위반, 어구 규모 위반, 조업 금지 구역 위반, 금지 어구 적재, 선박 개조, 어선법 위반 등 다양하다.

군산 시청에는 불법 어업을 단속하는 수산진흥과가 있고 동백대교 옆에는 해양 경찰서가 있다.

군산 해양경찰서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군산 해양경찰서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서천과 군산 지역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형식적 단속, 조업 기간 한 번 적발되면 다시 적발되지 않는 점, 낮은 벌금형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지적이다.

서너 달 실뱀장어 불법 조업으로 가져갈 수 있는 이득이 억대에 달하는데 불법 어업을 주도하는 어민과 유통업자들에게 백만원 정도의 벌금은 한해 입어료의 느낌도 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군산시의회 서동완 의원은 “군산시에서 버젓이 시행되는 불법 어업에 지자체와 해양 경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의구심은 유착관계에 대한 의심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군산 실뱀장어 불법어업선박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군산 실뱀장어 불법어업선박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실뱀장어 불법 어업의 복잡성

실뱀장어 불법 어업은 폐기돼야 할 폐어선이 사용된다. 등록되지 않은 폐어선은 어민들이 받을 수 있는 유류 보조금 혜택, 엔진오일이나 선박유 등의 수거, 어구 수거에 대한 보상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어선의 폐선 처리 비용이 천여만원 이상에 달해 등록자가 없는 불법 어선은 사용 후 바다에 방치돼 국민의 세금으로 처리된다.

정상적인 등록 어선이라면 수협을 통해 폐엔진오일과 선박유를 처리할 수 있으나 처리할 방도가 없는 기름은 바다에 버려질 수밖에 없다.

어업에 사용한 실뱀장어 그물도 마찬가지다. 사용 후 폐그물을 수거해 수협에 반납하면 어구 폐기물 수거에 대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강하구 폐선박이 버려진 자리엔 폐그물이 함께 버려져 바다에 쓸려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다.

버려진 그물은 유령 어업으로 전락

버려진 그물은 바다에 방치돼 목적 없이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유령 어업으로 전락한다.

유령 어업에 포획된 해양 생물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부패하고 부패한 사체를 먹기 위해 모여든 다른 해양 생물이 다시 그물에 걸려 폐사하게 된다.

플라스틱이 주재료인 그물은 유령 어업뿐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 오염과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다다른다.

환경운동연합 이용기 활동가는 “폐어선, 어구에 대한 정부의 관리 부재로 폐기돼야 할 어선이 불법 어선으로 둔갑해 사용되고 어구가 폐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어업 문제 뿐 아니라 사용 후 바다에 방치되는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폐선, 플라스틱 어구, 선박유로 인한 2차, 3차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군산 실뱀장어 폐선과 폐그물 무단 폐기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군산 실뱀장어 폐선과 폐그물 무단 폐기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세목망으로 파괴되는 해양 생태계

실뱀장어는 태평양에서 부화해 한국, 중국, 일본 등 연안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성체가 되고 다시 바다로 나가 번식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새끼의 모습으로 연안에 돌아올 때 워낙 작은 몸집으로 인해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모기장과 같이 촘촘한 그물의 세목망 사용해 포획한다.

작은 세목망은 실뱀장어뿐 아니라 치어나 어류의 알까지 모두 싹쓸이해 먹이사슬의 최하위 단계를 위협하는 강력한 생태계 파괴범으로 거듭난다.

불법 어업으로 진행되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어업은 위아래 긴 장대에 어구를 연결하고 실뱀장어를 포획한다.

어구 규정상 어구 입구 장대의 길이가 최대 20m 이하여야 하지만 불법 어업으로 수익을 챙기는 이들에게 규정은 의미가 없다.

금강하구에는 눈에 보이는 불법 실뱀장어 안강망 선박 외에도 세목망으로 무장한 실뱀장어 불법 정치망들 빼곡히 들어서 있어 실뱀장어보다 큰 해양 생물의 생태계도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

민물장어의 새끼, 즉 실뱀장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LIST)에 등록된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 생물이다.

비교하자면 멸종위기종은 자이언트 판다(취약종, Vulnerable) 보다 생태적으로 더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산 금강하구에서 진행되는 실뱀장어 불법 어업은 실뱀장어에 대한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불법 폐선의 이용, 금지구역에서의 어업행위, 규격 이상의 어구 사용, 생태계를 위협하는 세목망의 무차별적 사용 등 다양한 생태 파괴 문제가 담겨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불법 행위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없는 것은 불법 행위에 대한 행정의 묵인이고 해양생태계 파괴에 대한 정부의 동조로 적극적인 대응과 대처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불법 어업을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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