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방법 동원해 접종률 올리고 집단면역 정착시켜야

요즘 뉴스에서 가장 눈길을 끌면서 부러운 장면은 마스크 없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웃는 모습일 것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뉴욕에서 죽어나가는 시체들을 보며 공포에 떨던 미국이 지금은 코로나 백신 접종자의 경우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맞았다.

미국은 지난 5월 25일 기준으로 18세 이상 성인의 62% 이상이 코로나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백신접종자의 마스크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대부분 주정부와 대도시들은 시설들을 100% 정상가동하고 있고, 대면출근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올 가을학기에는 대면 등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7%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50%를 넘기는 등 나라 전체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백신접종의 결과다. 영국이나 이스라엘의 상황도 비슷하다.

반면 백신 접종이 부진한 나라들은 여전히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접종률이 1%대인 대만과 베트남 등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길고 복잡한 백신승인 절차와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접종률이 5.2%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긍정적’이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과학적 연구결과를 믿고 접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백신 사례들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부천의 한 요양병원은 지난해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격리시설로 지정됐는데 환자와 종사자 320여명중 98%가 1차 접종을 마치면서 청정시설로 상황이 호전됐다.

부산에서도 6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에서 백신접종 후 4명으로 감소했다.

국내 보건당국에 의하면 지난 5월17일까지 60세 이상 1차 백신 접종자의 감염예방효과는 89.5%, 사망예방효과는 100%다. 백신을 맞으면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접종률을 최대한 빨리 높여야 사망자를 줄이고 변이바이러스에도 대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결국 정부가 당근을 꺼내들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6월1일부터 65세 이상으로 1차 접종자들은 복지관이나 경로당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

8인으로 묶인 직계가족 모임제한에서도 제외된다. 7월부터는 야외에서 마스크착용의무가 해지되고 2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 5인 이상 사적모임제한에서도 제외된다.

만남과 모임에 목말라있는 어르신들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와 같은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당근이 어디까지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소통과 신뢰다. 국민이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제대로 듣고, 정부가 준비한 대책의 안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백신과 관련한 정보들은 계속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공무원들을 총동원해서라도 일대일 대면 방문이라도 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를 존중하는 정책과 실행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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