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맞춰 내실있는 추진, 녹색분류체계 기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계속 부상하면서 로펌·언론사·시민단체들이 한 팀을 이뤄 경쟁하듯 ESG 관련 행사들을 벌이고 있다. ESG는 친환경·공정·투명을 핵심으로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이기 때문에 투자수익과 무관해 보였지만, 최근 ESG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 대상의 투자에서 더 많은 수익이 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투자기업을 고르는 기준이 ESG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한 예로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도록 노력하라고 투자 대상기업들에 촉구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탈석탄이나 친환경 활동을 투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국제적으로 ESG 경영이 우수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주가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적인 친환경표준이 한국에 도입될 때마다 어떻게 내실을 갖출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보여주기식 쇼가 많았다.

90년대 초반 환경경영이 유행처럼 번지며 기업들이 시스템인증을 받기 위해 소란을 떨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형식에 그쳤고, 심지어 적잖은 비용을 들여 획득한 인증마저 부담스럽다며 반납하기도 했다.

ESG 또한,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블랙록(B), 바이든 대통령(B), 코로나(C) 같은 세계를 움직이는 큰 변수들(BBC)로 인해 적당히 넘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은 기후위기라는 전 세계적 이슈를 배경으로 많은 국가들과 다국적 기업들, 소비자들의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ESG 도입에서 무엇보다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의지가 우선이다.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안정적 수익 목표, 사회구성원의 행복추구, 환경적 책임실현 등을 추진해야한다.

적극적으로 환경·에너지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과정을 관리해야한다. 전 직원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 친환경 재료구매, 지구자원보전 등 구체적 내용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중간관리자와 실무책임자들은 ESG가 제대로 진행되는가 냉정하게 평가하고 결과는 사내외에 알려야 한다.

구체적 환경관리 사례로는 매출대비 온실가스 감축, 공정변경과 원부자제 대체, 법적 배출허용기준보다 엄격한 자체기준적용 등이 있다. ESG 성과와 유엔 SDGs 지표를 연결해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ESG를 외치면서도 ‘친환경 실천’은 약하다. 무늬만 ESG인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 녹색분류체계 혹은 친환경투자구분(Green Taxonomy)도 반드시 필요하다.

자금집행 후 평가의 독립성이 담보된 기관을 통해 개선내용을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 주식투자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하며, 장기펀드가입을 유인하기 위한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도 필요하다. 공적 연기금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ESG는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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