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중심 폐기물관리 한계, 삶의 방식부터 전환해야

산업·방치폐기물이 늘어 환경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어떻게 하든 폐기물을 줄여보자고 시민들이 나서고 정부도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먼저, 지금까지 당연시하면서 익숙해진 생활방식을 벗어나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포장재에 담겨진 제품들을 자연스레 받아들고는 여러 겹 포장재를 벗겨낸 후 내용물을 사용하고 있다.

'잘 버리는 방법'이라는 분리배출을 하고나면 내 의무는 다한 듯, 더 이상 부담을 가질 이유도 없다.

내용물을 포장 없이 생산지에서 소매점까지 옮기는 방식,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는 포장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고민 해봤을까.

뒤돌아보면 불편하고 힘들었던 옛 시절엔 환경에 그리 부담을 주지 않는 삶이 기본이었다.

시장 보려면 당연히 장바구니를 들었고, 돼지고기나 어지간한 것들은 신문지로 돌돌 말았다. 마른 생선은 짚으로 꼰 새끼줄에 매달려 나갔고, 막걸리는 주전자에 담았다.

포장폐기물 문제는 편리함과 멋스러움이라는 유혹이 삶으로 파고들면서 확대됐다. 생산단가를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량으로 생산하고 판매를 부추기는 방식은 절대 지속가능할 수 없다.

다회용기 사용이 가능하고 리필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생산과 물류방식을 개선하라고 소비자들이 스마트하게 나서야 할 때다.

기업의 반환경적 활동에 ‘안돼’라고 해야 한다. 삶에서 실천을 통해 스마트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제품생산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해야 한다.

한 시민단체가 수거된 8000여개의 화장품 용기를 대상으로 재활용 여부를 조사했더니 83% 정도가 재활용이 어려운 용기로 확인됐다.

화장품 가격에 거품을 잔뜩 집어넣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비싸 보이도록 용기를 고급화하면서 재질은 복잡해지다 보니 결국 재활용은 어렵게 됐다는 해석이다.

화장품의 경우 용기의 재활용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화장품 용기도 포장재재질구조등급 표시제도 대상이 됐다.

그런데 표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선이다. 재질개선과 리필확대 등 생산자 책임이 필요한 대목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또한 온도와 습도가 특정 조건에 맞지 않으면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기술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생산자도, 소비자도 제품과 서비스의 전과정에 대한 고려(Life Cycle Thinking)가 반드시 필요하다.

넘쳐나는 폐기물들을 획기적으로 분해하고 다시 자연에 돌려놓는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개발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기술을 바라보며 무작정 기다릴 시간이 없다.

결국은 사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법이 최선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불편함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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