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여고가 명문고 육성을 위해 타 지역 성적우수학생을 대거 유치하면서 지역학생들을 외면해 학부모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영양여고는 올 해 신입생 선발에서 90명의 정원 중 울진, 봉화, 청송, 영덕 등 타 지역 성적우수학생 54명을 유치하면서 영양여중 졸업생 48명 가운데 성적이 부진한 12명을 탈락시켜 자식을 다른지역으로 유학 보내야 할 처지에 놓인 학부모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 지척에 학교를 두고 유학을 보내야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고향을 떠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들은 농촌지역 중심학교로 선정된 영양여고가 명문학교 육성을 이유로 지역 학생들을 외면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중심 학교라면 당연히 지역 학생을 중심으로 모자라는 부분에 대해 타 지역 학생들을 유치하는 것이 마땅한 처사"라며 "만약 우수한 타 지역 학생이 90명 넘게 영양여고를 원했다면 영양여중 졸업생은 단 한명도 영양여고에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있다.


 모 교사는 "영양여중 졸업 후 영양여고에 진학을 원하지만 몇 점의 성적차이로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하는 학생들을 대하면 정말 가슴이 저려 눈물이 핑 돈다"고 말했다.


 영양여고는 지난 2001년 박순복 교장 부임 후 명문고육 성을 위해 매년 타 지역의 성적우수학생을 대거 유치하면서 몇 년 동안 평균 10∼15명의 영양여중 졸업생을 타지로 내몰았다.
 특히 박 교장은 우수학생유치를 위해 인근지역 성적우수학생들의 가정을 방문, 학부모들을 설득해가며 학생들을 유치해 해당지역 학교장의 반감을 사는 등 명문고 육성에 지나친 경쟁을 유발해 비난을 사고 있다.


 공무원 박모씨는 "명문고 육성도 바람직하지만 어쩌다 한 두명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렇게 매년 무더기로 지역 학생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지역 학교로서 바람직하지 않고 인구감소를 부추기는 원인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교장은 "농촌 지역학교가 살아남으려면 명문고 육성의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고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은 인문계보다 실업계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양=변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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