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낙동강환경유역청-환경운동연합, 조류 공동조사 나서

[부산=환경일보] 권영길 기자 = 식만~사상간(대저대교) 도로공사가 2001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저대교 건설 관련 환경영향평가서 부실 및 거짓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산시가 공동 조류조사를 위한 낙동강환경유역청을 포함한 환경운동연합과 공동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부산시와 환경운동연합은 각각 전문가 2명을 추천해 총 4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이 큰고니 관련 2차 환경조사를 실시했고, 현재는 낙동강환경유역청 평가위원회의 최종적인 판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저대교 조감도 / 자료제공=부산시
대저대교 조감도 / 자료제공=부산시

서부산권과 원도심 간 교통량 포화 전망

대저대교 도로공사의 총사업비는 3956억원(2017년 기준)이며, 이 중 국·시비가 50:50으로 공사비를 부담하고 ▷보상비는 100% 시비 ▷설계비는 100% 국비로 지원된다.

시에서는 이 공사비도 대저대교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면 최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실제 공사비는 증액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식만~사상간 도시권 혼잡도로 건설사업 예비타당성조사(2017년 기준)에서 사업구간별의 1일 교통량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식만JCT~공항로 4만5057대 ▷공항로~다대교차로 6만5183대 ▷다대교차로~종점 6만2812대 등의 통행량을 보이며, 2036년에는 ▷식만JCT~공항로 4만9853대 ▷공항로~다대교차로 7만3694대 ▷다대교차로~종점 6만5057대 등으로 교통량이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저대교 건설이 완료된 시점의 1일 교통량을 살펴보면 6만4836대가 새로운 통행량이 발생되며, ▷남해고속도로 9775대 감소 ▷구포대교 1만4029대 감소 ▷대구부산고속도로 2만1759대 감소 ▷서부산낙동대교 7674대 감소 ▷낙동남로 510대 증가 ▷을숙대교 190대 감소 등 총 1만1918대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2017년 기준)됐다.

대저대교 하부 공간 조감도 /자료제공=부산시
대저대교 하부 공간 조감도 /자료제공=부산시

이 교통량 분석에 의하면 대저대교는 낙동강 횡단대교 전체의 교통량에 커다란 변화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부산권에서는 친환경 수변 스마트도시인 에코델타시티(EDC)가 3단계 공구까지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12월에는 에코델타 스마트빌리지에 첫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도신공항 건설도 같이 추진돼 이 건설공사들이 모두 완료되면 서부산권과 원도심 간의 교통량은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시에서는 낙동강 횡단대교의 건설이 현재 교통량 혼잡과 이후 교통량 폭주 등 현상으로 인해 교통지옥이 점점 닥쳐옴에 따라 대교건설 공사를 불가피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

오는 7월부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도 명지국제신도시 2차 건설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서부산권 교통량은 현재보다 더욱 최악의 상태로 변하게 될 것은 뻔하다.

이러한 부산의 서부산권 개발상황에 따라 서부산권과 원도심 간의 교통량 흐름을 막힘 없이 해소할 수 있는 대교건설 방안을 빠른 시일 내로 마련해 진행할 수밖에 없다.

서부산권 전체 조감도 / 자료출처=부산시
서부산권 전체 조감도 / 자료출처=부산시

서부산권·원도심 간 교통문제 해결

한편 대저대교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의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은 “대저대교는 현재 에코델타시티와는 상관없는 도로건설 계획이고 시에서는 낙동강 횡단대교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현재 낙동강 횡단대교는 화명대교를 포함해 9개나 된다”며, “을숙도에서 화명대교까지 18㎞에 1.5㎞당 1개의 대교가 있으며, 이에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를 건설하게 되면 대교가 12개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박 위원은 “큰고니는 대교 간격이 2㎞보다 줄어들면 서식지가 좁아져 살아가기 힘들며, 또한 환경영향평가 조사에서 제외된 1급 매, 2급 독수리 등 보호종의 훼손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부산시 도로계획과 이구호 주무관은 “현재 낙동강 횡단대교를 통행하는 차량은 1일 4만대 이상 부족한 상태이며, 특히 출퇴근시간에는 포화상태로 변한다”며, “이에 대저대교와 엄궁대교를 건설하게 되면 1일 15만대 차량통행을 추가로 처리 가능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주무관은 “최근 시에서는 대교건설 대안을 여러 개 마련했지만 대부분의 대교건설 대안들은 변경된 대안으로 인한 막대한 공사비와 추가 타당성조사 등도 필요하게 되면서 대교건설 공사비용으로 시비가 막대하게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교건설 대안 중 조류환경조사 결과에 따른 현재 대교 건설지에서 환경조사로 파악된 조류 서식지를 제외시켜 우회한 대교건설안도 있지만, 이 대안 또한 추가적인 설계비 등 공사비 증액은 불가피하며 대교건설 공사에 따른 관련된 문제점들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시에서는 대저·엄궁대교 건설이 완료돼 서부산권의 교통흐름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낙동강 횡단대교의 추가 건설은 당분간 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저생태공원 신덕습지 /사진제공=부산시
대저생태공원 신덕습지 /사진제공=부산시

생태변화 최소화, 서식지 공간보호 확보 중요

한편 대저대교 건설에 따른 조류 등의 영향에 대해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전시교육팀 이원호 박사는 “새들은 적응력이 뛰어나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에너지 소비가 평소보다 더 많이 소모된다면 서식지 이동의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며, “철새는 서식지 관리유지에 따라 새들의 이동이 변하게 되지만, 을숙도대교 사례를 보면 조류의 종다양성이 전국 1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박사는 “대교건설에 따른 생물보호대책(서식지) 등의 공간보호 확보가 중요하고, 을숙도 하천변 전체를 습지로 유지해 이 습지에 서식하는 식물군이 조류의 먹이터로 확보될 수 있다”며, “에너지 소비가 많은 큰 조류 개체는 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공간 및 대체지를 충분히 확보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낙동강환경유역청 환경평가과 박경진 과장은 “그동안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이 교량건설 지연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고, 이전 환경영향평가서의 작성에서는 생태조사일과 측정장소 등이 거짓으로 작성됐다“고 말했다.

을숙도 철새도래지 개선사업지 /사진제공=부산시
을숙도 철새도래지 개선사업지 /사진제공=부산시

박 과장은 ”1차 평가서는 반려됐고 2차 평가서는 검토 진행 중이며, 환경영향평가는 사전환경조사, 평가 협의, 문화재 검토, 국가습지 검토 등을 전부 확인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며, ”부산시와 환경단체의 협의 타결은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될 수 있으며, 2차 환경영향평가 결과는 6월 말경 발표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한 조류전문가인 윤무부 박사(경희대학교 명예교수)는 “환경에 관한 생물학적인 공부와 철새의 서식지와 먹이 등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해야 한다“며 “대교건설 등을 하기 위해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전문가를 초빙한 세미나도 같이 개최해 지연 없는 대교건설의 추진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교건설로 인한 생태계 변화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선 윤 박사는 “대교건설로 인한 주변의 생태환경 변화에 따라 대교 등에 조류가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생물·생태학적인 방법으로 충돌방지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철새들의 먹이사슬을 유지해줌으로 기존 서식지 파괴로 인한 대체 서식지의 마련과 충분한 먹이 공급으로 새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3년 전 대저대교 건설을 발주했으나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표류해 현재는 국비 지원의 소실 및 물가상승률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부산시민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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