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로하는 소엽 선생의 약글(7)

‘입장꿔봐’ 소엽 신정균作
‘입장꿔봐’ 소엽 신정균作

[환경일보] 내 명함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약글이다. 내가 쓰는 명함 뒷면에 이 낙관이 다 찍혀있다. 누구에게나 해주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아들이 수방사에 근무하고 제대할 즈음이었다. 아들과 친구들을 위해 ‘역지사지’ 석 장씩 가로세로 써주었다. 써놓고 생각하니, ‘이 말을 이 아이들이 알까?’ 생각이 들었다. 마침 가수 김건모 노래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봐’가 히트곡이었다. ‘바꿔’를 ‘꿔봐’로 바꿔도 좋았다. 입장을 잠시만 꿨다가 도로 갚는 것, 내가 상대방 입장이 되면 오해할 일 하나 없다. 죄다 이해할 수밖에 없다.

바다에도 땅에도 쓰레기가 넘쳐난다. 팬데믹으로 마스크와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량 발생하고 있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들이 환경을 얼마나 해치는지 생각해보자.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목청껏 외쳐본다. “우리가 지구 입장을 꿔봐.”

<글 / 소엽 신정균 서예가>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