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그친 기후적응 넘어 해외피해 거울삼아야

지난 달 말 체코에서 시속 320㎞가 넘는 초강력 토네이도가 발생해 5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테니스공 크기의 우박을 동반했는데 7개 지역마을은 초토화가 될 정도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현지 방송들은 가옥이 부서지고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차들이 전복됐는데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생한 토네이도는 중부 유럽지역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체코 사고 이틀 뒤 영국 런던 동부에서도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수십 대의 자동차와 주택이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고,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토네이도는 대기 중에 나타나는 강력한 소용돌이의 한 종류로 자연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바람(초속 143m)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토네이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토네이도는 1년 내내 발생하지만 주로 봄에 발생한다. 가장 활동이 많은 시기는 4월이다.

미국에서는 연평균 1,000여회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며, 특히 2004년에는 1,819회가 발생했다. 1879년 미국 캔자스 주에서는 토네이도로 철교가 뽑혀 나갔다.

1925년 3월 18일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주를 휩쓴 토네이도는 3시간 30분 동안 350 km를 진행하면서 689명의 사망자와 2,027명의 부상자를 낳고 1,700만 달러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1974년 4월 3일과 4일, 148개의 토네이도가 13개 주를 덮쳐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1953년부터 1976년 기간 동안 1,326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다.

토네이도는 지면이나 해수면 온도가 대기 온도보다 훨씬 높고, 대기 하층이 습하고, 대기 상층이 차고 건조할 때 발생하기 쉽다.

대한민국은 토네이도로부터 안전할까. 동해 연안이나 울릉도의 경우 태백산맥 또는 섬을 넘으며 복잡한 지형의 영향으로 소용돌이나 기류가 흐트러진다고 한다. 한반도 상공의 대기가 평균적으로 크게 불안정하지 않다는 특성도 있다.

높은 강도의 토네이도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번 체코 사고에서 보았듯이 이제는 그 어느 지역도 기후변화로 야기된 기상이변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강력한 토네이도가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동하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대처방법이라도 준비해둬야 한다.

토네이도가 아니더라도 가뭄, 폭염, 폭우 등 한반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의 징후들이 하나 둘씩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후변화적응에 여전히 너무 느리고 형식적이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비현실적인 사업 몇개 만들어 책임은 연구원에 떠넘기고, 시민 몇 명 모아 함께 했다고 시늉만 할 때가 아니다.

효과적인 법률제정, 예산확보, 조직 확대와 실천에 서둘러야 한다. 현장에 나가서 만나고 보고 느끼면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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