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유발 매미나방, 이른 더위로 부화 앞당겨져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매미나방 성충 날개에 묻어있는 독가루는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진출처=산림청
매미나방 성충 날개에 묻어있는 독가루는 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진출처=산림청

[환경일보] 강지윤, 장연우, 정우영 학생기자 =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무엇을 보게 될까? 바로 각종 해충의 출현으로 우리는 여름을 느낄 수 있다.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지구는 해충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해충은 질병을 매개하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등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후 변화로 인해 국내에서 그 개체 수가 갑자기 급증한 해충 중 대표적으로 매미나방이 있다. 매미나방의 유충은 닥치는 대로 식물 잎을 갉아먹는다. 이렇게 매미나방은 산림생태계, 농업 등에 큰 피해를 주며 다 자란 성체의 날개에 묻어있는 가루는 알레르기를 유발해 주의가 필요하다. 매미나방은 보통 7월쯤에 부화해 성충이 된다. 하지만 이 수치도 기온 상승으로 인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산림의 파괴자 매미나방

매미나방의 학명은 Lymantria dispar이다. Lymantria는 라틴어로 ‘파괴자’라는 뜻이며, dispar는 불일치하다는 의미로 암컷과 수컷이 매우 다르게 생활하는 매미나방의 특성이 반영됐다. 암컷은 매미처럼 나무에 붙어 생활한다. 하지만 수컷은 활발히 날아다니며 생활하기 때문에 매미나방의 영문명은 gypsy moth (집시나방)이다. 즉 우리나라는 매미나방을 암컷을 대변하는 이름으로 부르고 외국에서는 수컷을 대변하는 이름을 붙인다.

매미나방은 한 번에 알을 1만개 이상 낳을 정도로 엄청난 번식력을 갖는다. 이렇게 태어난 매미나방의 유충은 많은 양의 식물 잎을 갉아먹으며 성장한다. 특히 매미나방 유충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어 해치우는 ‘광식성’ 해충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다.

매미나방 알집 하나에 약 400개의 알이 들어있다. /사진출처=산림청
매미나방 알집 하나에 약 400개의 알이 들어있다. /사진출처=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2020년 산림해충 발생에 의한 산림의 식엽 피해’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매미나방에 의한 식엽 피해는 강원(1638ha), 경기(1134ha), 충북(726ha), 서울(476ha) 등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중부지방의 피해가 심각했다.

이는 농작물이나 과수의 피해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이므로 실제는 이 수치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피해를 유발하는 매미나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을까?

매미나방 성충 밀도를 낮추는 페로몬 방제

매미나방의 방제는 시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또한 매미나방과 같은 해충을 방제하는데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농약은 익충이 죽는 등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방제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

대표적인 매미나방의 친환경방제법 중 하나가 페로몬을 이용한 ‘페로몬 트랩’이다. 페로몬(Pheromone)이란, 같은 종의 개체끼리 어떤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 몸 밖으로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말한다. 페로몬의 종류에는 경보페로몬, 분산 페로몬, 성 페로몬 등이 있는데, ‘페로몬 트랩’에 이용되는 페로몬은 성페로몬이다.

암수가 교미를 위해 상대방을 유인할 때 분비하는 페로몬인 성페로몬을 이용해 매미나방 성충을 유인해 포살한다. 트랩을 통해 수컷 나방을 포획함으로써 짝짓기를 저해시켜 나방의 개체 수를 점차 감소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친환경 방제법을 통해 매미나방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라 개체 수가 증가한 해충들로 인한 피해도 점차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페로몬 트랩을 비롯한 친환경 방제법에 관한 집중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천적으로 매미나방 개체 수를 줄이는 생물학적 방제

또 다른 방법으로는 생물학적 매미나방 방제법이 있다. 이 방법은 해충의 천적을 이용하여 해충을 방제하는 방법이다. 매미나방은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네 단계의 발생 과정을 거친다. 매미나방의 4 단계 발달 과정을 고려해 생물학적 방제를 시도해볼 수 있다.

먼저 애벌레 단계를 표적으로 하는 방법과 성충일 때를 표적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매미나방의 천적에는 무엇이 있을까. 매미나방 애벌레를 먹는 천적에는 길앞잡이나 먼지벌레 등 딱정벌레 종류에 속하는 곤충들이 해당된다. 그리고 길앞잡이는 날카로운 턱과 강한 치악력을 아용해 매미나방 애벌레를 포식한다.

매미나방 성충을 먹는 천적에는 금개구리나 참개구리 등 개구리 종류가 있다. 개구리의 긴 혀로 나방의 움직임을 포착해 쏘아내듯 잡는다. 그리고 이빨이 위턱에만 있어 먹이를 통째로 삼킨다.

하지만 생물학적 방제법에도 단점이 존재한다. 먼저, 장점은 농약과 같은 독성 화학 물질의 사용이 없다. 그래서 나무나 토양의 성분, 그리고 다른 생물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천적을 이용하면 단번에 사라지지 않고 방제 효과를 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다른 종류의 생물을 기존 생태계에 투입함으로써 천적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천적을 이용한 방법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여러 지자체들은 드론을 투입하는 등 매미나방 방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드론, 방제차량, 연무기 등을 이용해 성충이 되는 7월 전에 유충을 방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해충을 방제하기 전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충의 개체 수가 조절되는 것이다. 하지만 매미나방의 포식자인 금개구리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그 수가 매우 적다.

또한, 금개구리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의 고유종으로서의 가치가 탁월하다. 금개구리의 개체 수 감소의 주된 원인은 서식지 파괴가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또한 농지가 감소하고 주택과 도로가 건설되면서 금개구리의 서식지가 파괴된 실정이다. 해충 방제의 측면에서도,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서라도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전은 생물다양성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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