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잡초에 답이 있을지도 몰라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단아, 박지민, 송서영 학생기자 =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식물이 의약품에 다방면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의약품은 화학물질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식물에서 유래된 의약품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민들레, 디기탈리스, 조팝나무 등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간 보호와 항산화 효과를 지닌 민들레

한방에서는 뿌리와 꽃피기 전의 전초를 포공영이라 하며 해열, 소염, 이뇨의 효능이 있어 염증성 질환과 비뇨기계 질환의 치료제에 사용되고 있다.

봄에 어린잎은 나물로 식용하며 뿌리에는 베헨산(behenic acid)과 같은 지방산과 이눌린(inulin)이 들어있고 타락세롤(taraxerol), 베타시토스테롤, 카페인산(caffeic acid)이 있다.

산책로에 핀 민들레 / 사진=김단아
산책로에 핀 민들레 / 사진=김단아

민들레에 있는 실리마린은 간의 세포막을 튼튼하게 하며 간세포 재생에 효능이 있다.

실리마린 성분은 민들레꽃 아래쪽에 많으며 뿌리에서도 발견된다. 밀크티슬로 알려진 실리마린은 엉겅퀴에서 추출되는 플라보노이드 활성 물질이다. 독소에서 간세포를 보호하는 간 보호 작용이 알려져 있으며, 물에 잘 녹지 않고 흡수가 좋지 않아서 여러 흡수 증가형 제품이 개발돼 있다.

간 보호 작용 이외에도 항산화 효과가 강하며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전립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폐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콜린은 지방간을 예방하며 담즙을 분비해서 지방의 소화에 도움을 준다. 담즙 분비를 원활히 해 황달 증상이 있을 때도 도움이 된다. 황달은 초기의 예방이 가능하지만 간 기능검사의 수치가 높을 때는 전문의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민들레 잎은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며 출산한 산모의 젖 분비를 도와 유선염 등의 젖 분비 장애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 간 기능을 개선해서 간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민들레 잎은 쌈이나 샐러드, 나물, 국, 장아찌, 김치, 담금주 등으로 식용할 수 있으며 만성기침에 샐러드로 식용하면 효과가 있다.

민들레 장기간 복용은 소화 장애와 가스,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민들레 잎을 섭취하고 설사 등 소화 장애가 나타난다면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고흐도 복용했다는 디기탈리스의 다이곡신

최근 심장질환인 심부전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수백 년 전부터 이런 심부전과 같은 심장병을 치료하는 데 디기탈리스라는 식물을 사용했다.

나팔 모양처럼 생긴 이 식물의 유효성분은 다이곡신이다. 심장의 수축력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강심제라고 하는데, 다이곡신은 혈액순환을 돕고 강심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성남 시청에 핀 디기탈리스 /사진=박지민 학생기자
성남 시청에 핀 디기탈리스 /사진=박지민 학생기자

디기탈리스의 다이곡신을 과다 투여하게 되면 중독 증상으로 시야 장애와 정신 신경계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 예시로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있다.

과거에 정신과 약으로 사용한 디기탈리스를 과용한 고흐는 부작용에 시달렸다. 당시 완성한 작으로는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이 대표적이다.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기탈리스의 다이곡신 성분은 오늘날에 심장 관련 질환에 흔히 사용된다. 그러니 디기탈리스는 약이 되면서 동시에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진 셈이다.

지금도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약울 개발 중에 있다. 그동안 치료하지 못했던 병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잡초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식물이 의약품으로 활용되어 많은 사람을 구했던 것처럼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된다.

펠릭스 호프만의 아버지를 위해 만들어진 조팝나무의 아스피린

진통제로 알려진 아스피린은, 조팝나무의 학명 '스파이리어'와 아세틸의 머리글나린 '아'를 붙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아스피린은 단순한 진통제가 아니다. 심장병, 뇌졸중, 임신 부작용, 고혈압, 식도암, 대장암, 직장암, 백내장의 예방 또는 치료 등에 큰 효능을 발휘한다.

아직까지도 효능은 해마다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에는 부작용도 있다. 바로 위장 출혈과 작용 방해다. 따라서 아스피린은 가급적 식후 30분 이내에 복용해야 하며, 수술을 앞둔 환자는 복용을 절대 삼가야 한다.

공릉천 근처에 핀 조팝나무의 꽃 /사진=송서영 학생기자
공릉천 근처에 핀 조팝나무의 꽃 /사진=송서영 학생기자

독일의 바이엘 사 연구원 펠릭스 호프만의 아버지는 류머티즘으로 고생했다. 그의 아버지는 살리실산을 무척 싫어했는데, 결국 그는 아버지를 위해 새로운 약을 만들 결심을 하고 실험에 들어갔다. 그리고 1897년에 바이엘 아스피린이 탄생한다. 분말 형태로 시판된 것이 1899년부터의 일이며 알약 형태로는 1915년부터 시판됐다.

그는 1820년대 초에 야생 조팝나무에서 살리실 알데히드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산화시켜 살리실산을 만들었다.

이에 바이엘사는 1893년에 살리실산의 에스테르인 아세틸살리실산의 정제법을 발견한다. 이것이 아스피린의 시초이며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을 붙여 진통해열제로 판매하기 시작한다.

조팝나무는 동의보감에 맛은 쓰며 맵고 독이 있으나 학질을 낫게 하고 가래를 토하게 할 뿐 아니라 열이 심하게 오르내릴 때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 일본 사신이 상산을 궁중에 바쳤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궁중에서도 쓰였던 한약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의약품에 활용되는 위의 세 가지 식물들은 생물 다양성 가치를 높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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