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와 생물다양성이 공존 위해 지속적 관심과 논의 필요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유전자 조작 생물들을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자료=환경일보DB
유전자 조작 생물들을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자료=환경일보DB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주연, 서명교, 김민지 학생기자 = 어떤 ‘생물’이 온라인으로 유통되고, 실험실에서 자연환경과 격리당한 채로 죽임을 당해야만 한다면 어떨까. 

우리는 아마도 그러한 현상이 잘못됐다고 여기고, 크게 비판할 것이다. 그러나 이 생물이 ‘유전자 변형 생물’이라면, 이러한 일은 늘 겪는 ‘일상’이 된다.

유전자 변형 생물은 자연환경에 도입되면 ‘생물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LMO에 대한 대우, 이대로 괜찮은가

LMO(Living Modified Organisms)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생물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LMO는 생명 윤리의 영역 내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LMO는 일반 생물과 달리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고, 학교 실험에 이용되기도 한다. LMO는 마치 ‘생명체’ 보다 이용 가능한 ‘제품’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2000년 1월, 유엔환경계획은 LMO의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바이오 안전성 의정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르면, LMO가 사람 또는 환경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을 경우, 과학적으로 그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LMO 생물을 죽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현재 LMO를 다루는 방식은 생명윤리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LMO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연 LMO가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명과학이 발전하는 데 LMO를 이용하는 실험이 반드시 필요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평가센터 김창기 센터장과 ‘줌(zoom)’을 이용해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생명과학의 발전에 LMO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분야가 LMO를 사용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는 데는 LMO를 이용한 실험이 불가피합니다. 그밖에도 산업 분야를 생각해보면, 식품 공학, 유전 공학 등에도 LMO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LMO가 생명과학의 발전에 제공하는 여러 이점들을 포기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Q. LMO가 자연환경에 도입된다면, 생물다양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를 들어 다양한 형질이 자연환경에 도입되면, 형질의 종류가 늘어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과연 LMO를 실험이 끝난 후 모두 죽여야만 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일까요?

A. 우선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전자 조작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에 없던 생물이 환경에 도입되면 생물다양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생물체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는, 어떤 특성이 어느 정도의 양으로 도입되는지 등 여러 상황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것인지, 낮추는 것인지에 대한 갈등은 다음 예시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눈 색깔을 변화시킨 유전자 변형 초파리가 있고, 초파리의 눈 색깔에 따라 교배의 빈도 수 차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자연에 있는 초파리보다 유전자 변형 초파리가 우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여러 눈 색깔을 가진 초파리들을 자연환경에 도입해 당장은 생물다양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생물다양성을 저해할 수도 있는 겁니다.

LMO를 실험이 끝난 후 죽여야만 하는 것은, 그것이 비단 ‘유전자 변형’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연구시설에서 이용된 모든 생물들은 외부로 유출을 할 수 없습니다. LMO가 환경에 무방비하게 노출됐을 때, 국민들이 겪을 불안감과 환경에 미칠 영향력을 생각해본다면, LMO를 죽이는 것은 현재 불가피합니다.

또한 유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LMO에 대한 생명윤리와 생물다양성을 모두 균형 있게 고려하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일반적인 인식에 비춰 봤을 때, LMO가 자연환경에 도입되면 생물다양성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환경 관련 학문 분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존재합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LMO가 무조건적으로 환경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경 보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LMO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거나, 플라스틱을 분해하거나, 재생 에너지를 만드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LMO가 있습니다. 또, 기존의 식물보다 아주 적은 양의 영양분만 있어도 생장이 가능한 LMO의 경우, 화학 비료를 더욱 적게 쓸 수 있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