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기라 생각 말고 다양한 대체육에 관심 가져야
불고기 맛 대체육, 해조류로 만든 고기, 먹는 벌레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대체육을 활용한 햄버거(좌)·파니니(중)·치킨너겟(우) /사진=김혜린 학생기자
대체육을 활용한 햄버거(좌)·파니니(중)·치킨너겟(우) /사진=김혜린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혜린, 김윤희, 조하민 학생기자= 사육당하던 동물들은 반려의 존재가 됐고, '동물권'이 인정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동물복지에 대해 크고 빠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비록 동물이 제대로 된 권리를 갖고, '동물복지'의 수혜자가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동물복지의 영역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그중 동물이 희생되지 않아도 되는 미래식량 '대체육'에 대한 얘기를 하려 한다.

흔히 '콩고기'로 알려진 대체육은, 다양한 종류와 더욱 발전된 형태로 인간의 윤택한 삶을 위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대체육에 관심을 가지는 대기업이나 대형 프랜차이즈가 많고, 여러 상품을 개발하거나 출시하는 중이다. 맛 자체가 거부감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주목받는 추세다.

소도 돼지도 없는 고기, 닭 없는 치킨

동네마트부터 대형마트까지 대체육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대체육은 판매하고 있지 않았고, "콩으로 만든 고긴가?", "채식주의자들 먹는 그거 아니에요?"와 같은 이야기를 마트 직원들에게서 들었다. 대체육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들에게만 한정된다는 선입견이 아직 많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라면류 플레이크 속 고기, 특히 짜장라면 종류의 고기 플레이크가 대체육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햄버거 속 대체육은 짜장 소스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대체육 햄버거는 무난한 맛이었으나 패티에서 실제 고기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고,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지 않았다.

외국 대체육 제품을 사용한 파니니도 있었다. 달콤·짭짤한 소스에 햄버그스테이크 같으면서도 고기의 느낌에 가까운 식감이 조화로웠다. 우리나라보다 대체육 시장이 넓고, 비교적 많이 발전되어서인지, 고기만 따로 사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훌륭한 수준이었다.

균 단백질인 ‘마이코프로틴’을 사용한 치킨너깃 또한 인상적이었다. 버섯 곰팡이류가 주원료인 대체육임에도 콩과 비슷한 맛이 느껴졌다. 닭고기와 비슷한 식감에 놀라고,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지는 포만감에 또 한 번 놀랐다.

대체육 햄버거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아쉽지만, 앞으로의 꾸준한 개발로 해소될 부분이다.

대체육 신메뉴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하고, 의견을 내는 적극적인 이들의 동참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럴수록 대체육은 '대체'육이 아닌 맛있는 고기가 될 것이다.

해조류로 씹고, 뜯고, 환경도 지키고

동물 복지를 위해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체육이 있다. 해조류로 고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 미국에서 최초로 다시마로 만든 비건 버거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나왔다.

해조류 단백질을 이용한 버거, 육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김치를 이용한 요리법도 있다. /사진출처=akua
해조류 단백질을 이용한 버거, 육포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김치를 이용한 요리법도 있다. /사진출처=akua

다시마로 육류 맛을 어떻게 낼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은 고기 맛이 나는 헴(heme) 분자를 해조류에서 추출하는 것이다. 이는 식물성 대체육의 기본적인 제조 원리로서, 해조류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콩보다 헴 분자의 종류가 많아 다양한 고기 맛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서도 이에 주목해 해조류의 헴 분자와 생선 연육과 혼합하여 고기를 만든다. 현재까지 헴 분자를 이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는 베이컨 맛이 나는 해조류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신생기업에서는 배양육의 비용을 절감하고, 소 태아의 혈청을 사용함으로써 또 다른 윤리 문제를 낳고 있는 배양액의 대체 재료로 해조류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해조류가 친환경적인 먹거리로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해조류를 이용한 우리의 밥상과 동물 복지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가 된다.

보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곤충

필자는 곤충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곤충을 식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관심이 많았다.

얼마 전 천연기념물센터 주변 곤충생태원 내부 카페 쉼터에서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평범한 곤충 형태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애완동물 그 외 여러 제품을 전시해놓았지만, 밀웜을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더블버그에서 개발한 육고기보다 건강해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단백질 간식 /사진=조하민 학생기자
이더블버그에서 개발한 육고기보다 건강해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단백질 간식 /사진=조하민 학생기자

말로만 들어보던 것들을 직접 경험해보니 굉장히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어 흥미로웠다. 하지만 곤충의 생김새에 편견이 있으면 외형만 보고 이상한 음식처럼 받아들여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하루빨리 매력적인 모습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사회적으로 곤충 혐오도 심각한 실정에서 그나마 자연스럽고 익숙한 모습으로 제조되고 소비자에게 전시되어야지 곤충 단백질이 시장성과 대중성을 갖출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게 된다면 곤충을 선두주자로 하여 현재 육류 업계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비자에 따르면, "대체육을 활용한 햄버거 패티가 다른 패티와 잘 어우러지고, 말을 하지 않으면 대체육인지는 모를 것이다. 다만, 크로켓을 먹는 듯한 느낌은 받았다"며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대체육의 소비로 희생되는 동물들이 줄어든다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대체육이 햄버거의 고기를 대체해도 불만이 없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치킨너깃은 닭가슴살로 만든 기성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니니에 있는 수입 대체육에서는 표고버섯 향이 나는데, 꼭 재운 불고기를 먹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어쩌면 아직 대체육을 소비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체육의 문제가 아닌, 대체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인간의 핑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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