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상황 대비한 세부 대처방안 알려야 피해 줄여

기상청은 7월에 시작된 지각 장마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가 전국에 퍼지면서 불시에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 집중호우는 시간당 30~150㎜ 까지 강수량이 예고됐다. 비가 많이 내리면 저지대와 산간, 계곡 등에 급속히 물이 불어나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많은 비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을 장마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에는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으로 열대성 호우가 나타나면서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번 장마도 얼마나 길어질지 파악이 힘들단다. 작년엔 54일간 장마가 이어졌고, 강수량도 평년의 두 배를 넘었다. 2019년엔 중부지방 강수량이 역대 수준의 절반에 그쳤고, 2018년엔 16일 만에 끝난 마른장마였다.

올해는 짧고 굵은 장대비가 수시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고 비와 함께 강한 바람도 찾아 올 것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역시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주목할 것은 장마철 집중호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70년대 연평균 6.9회에서 2010년대엔 10.3회로 늘었다.

증가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경험해보기전엔 그 상황이 얼마나 위협적인지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수년간 장마가 비켜간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지난해 장마 피해는 실제적 피해도 컸지만 체감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장맛비가 적어 2020년 역대급 장마를 상상도 못했고 대비도 소홀했던 결과다.

강력한 집중호우와 늦여름 4개의 태풍에 따른 큰비로 인해 곳곳에서 제방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기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공식적 집계로만 1조2600여억원의 재산피해와 4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첨단과학시대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결과다.

일기예보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기간 넓은 지역에 비가 내리는 경우 어느 정도까지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단시간 좁은 지역에 내리는 비를 하루 이틀 전에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시간 만에 발달과 소멸을 반복하는 비구름을 며칠 전에 정확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중기예보보다는 단기예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가능한 막대한 피해를 고려해 약간이라도 기미가 보인다면 집중호우 가능성을 즉시 알려야 한다.

기후위기시대엔 보다 적극적인 강수예보와 안전경고가 필요하다. 그런데 기후위기로 인한 다양한 피해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려운 과학용어와 이해하기 힘든 단위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일반인들은 얼마나 위험하고 어느 수준까지 준비해야 할지 감도 못 잡게 발표하고는 할 일 다 했다고 뒤돌아선다.

이제는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쉽게 이해하도록 알리고 단계별로 어떻게 대처할지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이것이 기후위기시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바른 적응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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