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위생적 개사육 및 도살, 유통 막을 법개정 시급

매년 여름만 되면 강조되는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식용견 도살이다. 학대받고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되는 개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보호법이 제정됐지만, 법을 무시하는 행위들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초복을 앞두고 한 동물단체가 발표한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8개월간 개들의 조달, 도살, 경매, 농장사육 등 업장들을 감시했는데 사라진 줄 알았던 잔혹 행위들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 모란시장의 건강원들은 개를 직접 도살, 매매하며 성업 중이었는데 그 방법도 잔인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전기봉으로 강제 감전된 개들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죽어갔다.

도살 전에도 좁은 운송용 철망에 우겨넣어져 이동됐고, 피부 질환을 앓고, 극도의 심리적 불안과 공포로 떨어야 했다.

필요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전국에 있는 공장, 가정집, 상가 등에서 개들을 훔치거나 헐값에 사들여 경매에 넘기는 불법 중간유통 방식도 이용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학대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인데 개나 고양이의 도살, 식용,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왜 이런 잔혹한 행위가 계속될까. 가장 분명한 이유는 소비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운 여름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과거의 개 보양식 습관이 시대가 바뀌고 여러 대체식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초복, 중복, 말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삼복이라 불리어 왔다. 그런데 조선후기 동국세시기에는 사기(史記)에 진덕공 2년 벌레를 물리치기 위해 개를 잡아 충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특별히 보양에 좋아서 라기 보다 제사를 지낸 후 남았으니 먹은 것이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개고기 성분을 보면 단백질 18.5%, 지방 4.1%, 탄수화물 0.4%, 무기질 0.8%로 단백질과 철분이 많은 편이다. 개고기라고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닌데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엔 단백질보충원으로 삼았다.

오히려 한 단체가 전국 25곳 재래 개시장 가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3개 개고기 샘플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61개에서 항생제가 검출돼 충격을 줬다.

조사에서 나타난 세균 또한 심각한 수준인데 대장균을 비롯해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연쇄상구균 등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균들이 검출됐다.

대부분 한국인이 꼽는 복날 최고의 보양식은 삼계탕이라고 한다. 동의보감에도 닭고기는 따뜻한 성질이 있어 오장을 안정시켜주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준다고 나와 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는 추어탕 또한, 우수한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이 풍부해 초가을에 먹으면 여름내 더위로 잃은 원기를 회복시켜 준다.

이렇게 훌륭한 보양식품들이 여럿 있는데도 굳이 법을 위반해가면서까지 조달한, 비위생적인 식용견을 주장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당국의 책임회피를 틈탄 업자들의 불법 개사육, 비위생적 사육환경과 유통,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보신문화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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