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돔 재발조짐, 안전수칙 따르고 서로 도와야

올 여름 일부 지역에 큰 피해가 있었지만, 장마는 예상보다 빨리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한 낮 최고 기온이 32도를 웃돌고, 벌써부터 열대야가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열돔(heat dome)’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동시에 덮으며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폭염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에서 발생한 기록적 폭염과 2018년 한반도 사상 최악의 폭염도 열돔 현상이 원인이었다.

당시 한국 주변으로는 중국에서 강하게 발달한 덥고 건조한 고기압과 덥고 습한 고기압이 만나 장마전선이 빠르게 북상해 만주 지방까지 올라갔다.

열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에 강한 열대류 현상이 자리를 잡으면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된 것이었다.

결국 서울 39.6℃, 강원 홍천 41.0℃라는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31일간 폭염이 이어졌다.

폭염은 열사병, 열경련 등 온열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노약자들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가축·수산물 폐사 등 재산피해와 더불어 전력 급증으로 단전이 되는 경우 큰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서부에서는 이달 초 기록적 폭염으로 인해 이미 수십 명이 사망했다. 캐나다 서부 리턴 지역은 섭씨 49.5도까지 기온이 올랐는데 1800년 대 이후 가장 심각한 폭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캐나다와 인접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온 또한 섭씨 46.6도까지 올랐다. 기후위기로 인해 여름철 폭염은 앞으로 더 위협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지표면 8~11㎞ 위에서 제트기류가 불며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 온도가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데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 기류가 약화됐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코비드에 이어 폭염이 대규모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는 국민재난안전포털을 통해 국민들에 폭염대책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내용들은 각자 알아서 잘 하라는 식이다.

여름철엔 항상 기상상황에 주목하며 주변 사람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할 것, 열사병 등 온열질환 증상과 가까운 병원 연락처 등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사전에 파악하고 어떻게 조치할지 파악할 것 등이다.

폭염예보에 맞춰 무더위에 맞설 용품이나 준비사항을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하라고도 한다.

온 나라가 코로나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정부나 지자체가 폭염에 대처해 특별히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인다.

국민 개개인이 자기 건강을 챙기고, 주변을 돌봐야 하겠지만 종교 및 시민 단체들의 봉사도 기대한다.

기후위기와 폭염 문제를 널리 알리고, 국민 아이디어를 구해 함께 극복해가는 실천이 간절한 때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얼린 생수를 나눠드리고, 오후 2~5시에는 양산을 쓰도록 홍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긴급 상황 발생시 잠시 쉬어갈 ‘쿨링카’를 배치할 수도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 폭염을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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