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가 의지 갖고 겨울 전 서둘러 도입해야

1년여 전만해도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뉴욕에서 날마다 시체가 켜켜이 쌓이던 생지옥 장면을 뉴스로 접했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새 마스크를 벗고 번화가 식당과 야구장에서 일상의 모습을 되찾은 듯 웃고 마시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 시작은 바로 백신 접종이었다. 부러운 눈으로 코로나 고통을 인내하던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백신접종이 시작됐다.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백신을 맞고 우리도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면서 국민 대부분은 접종을 선택했다. 그런데 지난 55~59세를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 예약에 이어 50~52세 국민 236만명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이 또 파행을 맞고 있다.

수십만 명이 동시에 예약 사이트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려 정상 작동을 하지 못한 결과다. 예약 대란이 네 차례 이어지면서 백신예약이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는 자조적인 표현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정부당국의 책임이 크며, 민간 서버를 빌려서라도 하루빨리 예약시스템을 정상화하고 백신접종을 늘려가야 한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최다 확진자 기록이 연일 갱신되고 있다. 지난 20일 이미 3차 대유행 1240명의 1.4배가 넘는 1784명이 나왔고, 1800명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방학과 휴가 기간에는 초절정에 달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 델타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더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한숨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좀 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합리적이고 중장기적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마스크, 거리두기, 백신에 이어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제안한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서둘러 시행해야 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 건물에서는 고기밀로 인해 환기가 필수다. 그러나 자연환기 또는 환기팬에 의한 단순 강제환기는 에너지 낭비를 초래해 적용하기 힘들다.

반면,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버려지는 공기로부터 열을 회수해 실내 유입공기를 가열 혹은 냉각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환기 관련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며, 이미 공기청정이나 제습은 물론 냉난방까지 가능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계속되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와 손 씻기, 거리두기 외 다중이용시설에서 환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파주 스타벅스, 동부구치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사례에서 이미 입증됐다.

환기가 어려운 한 여름과 한 겨울 코로나 대확산은 반복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엔 다중이용시설에서 에너지를 고려한 환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열회수형 환기장치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법 개정 운운할 것 없이 중앙정부나 지자체 장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기계식 환기설비를 설치한 업소는 거리두기와 상관없이 영업을 허가한다면 자발적 설치도 가능하다. 영세업자에게는 설치비를 지원하자.

코로나 대확산 방지와 또 다른 감염병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에서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국민의 인내만 강요하지 말고 전문가 판단과 자료에 근거한 정책을 서둘러 시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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