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동부지방산림청장

최재성 동부지방산림청장
최재성 동부지방산림청장

[환경일보] 지난 7월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자랑스럽고 어깨가 우쭐해지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국민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2018년 기준 UN이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행복지수는 156개국 중 57위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서는 정부정책수립 과정에 국민을 적극 참여시키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림청은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숲을 기반으로 한 산림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숲길, 산림욕장, 숲속야영장 등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숲은 인류의 고향이라고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숲에서 살아왔고 지금처럼 숲에서 나와 살아온 역사는 길어야 1만년이라고 한다. 인류역사의 99%는 숲에서 이뤄진 셈이다. 그런 연유로 우리의 유전자는 숲에 최적화돼 있어 숲에 가면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편안함과 안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밀폐, 밀접, 밀집을 피해야 하는 언텍트(untact) 생활이 일상화됐다. 답답함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숲을 찾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다. 최근 우리 동부지방산림청은 정부혁신 활동을 통해 숲길을 새로 조성하거나 정비해 국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숲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지역사회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정부혁신 상생모델로 조성한 대표사례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대관령 국가숲길이고, 다른 하나는 동해 무릉계곡 숲길이다.

숲을 기반으로 국민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산림복지정책 추진

대관령 국가숲길은 총길이 103km, 12개 노선이 숲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체계적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2개 개별 노선을 목장코스, 소나무코스, 옛길코스, 구름코스 등 테마가 있는 4개의 순환코스로 개발해 국민들이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목장코스’는 끝없이 펼쳐지는 목장의 초지와 풍차(풍력발전기), 강릉시가지와 동해바다, 야생화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숲길로 총길이 17.15km이며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소나무 코스’는 100년 이상된 아름드리 금강소나무가 즐비한 숲길이다. 소나무 종자를 산에 직접 뿌리는 직파 조림을 통해 조성된 숲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스다. 늠름한 소나무의 기상과 붉은 속살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숲길이기 때문이다. 18.23km로 7시간 정도 소요된다.

‘옛길코스’는 그 옛날 대관령을 넘나들던 아흔아홉 고개를 따라 걷던 선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숲길이다. 보부상이 봇짐을 지고 힘겹게 걸었던 길이고,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기 위해 대관령을 넘던 길이다. 고려말 우왕이 성을 쌓고 피난했던 제왕산 정상부의 아름다운 노거송도 감상할 수 있다. 15.40km로 7시간 정도 소요된다. ‘구름코스’는 평화의 상징인 구름도 쉬어가는 땅, 안반데기 마을을 만날 수 있는 숲길이다. 화전민의 샘터와 대관령특수조림지도 감상할 수 있다. 18.02km로 8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관령 국가숲길은 개별 노선별로 이용할 수도 있다. 시간과 거리를 감안해 선택적으로 이용하면 된다.

정부혁신 상생발전 모델, 대관령 국가숲길과 동해 무릉계곡 숲길 조성

동해 무릉계곡 숲길은 동부지방산림청과 동해시가 공동산림사업을 통해 함께 조성한 숲길로 지난 6월 10일 준공했다. 숲길이 조성되기 전에도 무릉계곡의 비경을 보기 위한 무단입산자들이 있었고 추락사고도 많았던 곳이라고 한다. 총길이 5.34km의 순환 숲길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숲길 이용자들은 두타산 협곡 마천루, 뾰족한 바위들이 모여 마치 베틀 모양처럼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베틀바위, 거대한 자연암벽인 병풍바위, 각종 동물 형상의 기암괴석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소개한 두 숲길은 중앙과 지자체, 기업과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정부혁신 상생발전 모델이라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숲길을 통해 사회공헌활동과 마을지원사업 등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두 숲길은 조성·정비 이후 이용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혁신 활동을 통한 숲길 서비스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행복증진에 기여하고 지역경제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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