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과 의지 갖고 적극 투자하며 국제규제 돌파해야

기후위기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탈탄소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목표를 세우고, 협력사에도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도입 또한, 초읽기에 들어가 앞으로 탄소를 과다 배출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을 넘어 나라 경제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가 차원에서도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는 지난 해 기후위기 대응의지를 담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런 분위기를 인정하고 탈탄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속속 선포하고 나섰다.

그런데 최근 한 국제환경단체가 조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산하 100개 기업들 대부분이 실질적인 활동 면에서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이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은 우리나라 20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교했을 때 1.2배 정도 많다고 한다. 또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만든 전력을 소비해 책임질 부분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서 탄소중립, ESG 등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지만, 계열사들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글로벌 해외 기업들에 비해 상당한 수준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 사용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조달계획, 구체적 이행방안 등에 대한 설문조사 과정에서 나타났다.

조사대상 대부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내부 이행계획이나 목표 등이 미비했고, 설문에 대한 응답률도 저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 목표연도와 이행계획을 보유한 곳도 25곳에 그쳤는데 이 마저도 이행보장을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본지는 수차례 기사와 사설을 통해 대기업의 진정성 있는 탈탄소 실천과 ESG 경영을 촉구한 바 있다. 기업이 ESG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의지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안정적 수익 목표, 사회구성원의 행복추구, 환경적 책임실현 등을 추진해야한다. 환경·에너지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과정을 관리해야한다.

전 직원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 친환경 재료구매, 지구자원보전 등 구체적 내용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중간관리자와 실무책임자들은 ESG가 제대로 진행되는가 냉정하게 평가하고 결과는 사내외에 알려야 한다.

매출대비 온실가스 감축, 공정변경과 원부자제 대체, 법적 배출허용기준보다 엄격한 자체기준적용 등 구체적 환경관리도 필요하다.

저탄소, 탈탄소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국제규제는 더이상 국가가 보호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세계 경제질서의 큰 축이 이동했기 때문에 그 흐름을 타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전히 에너지 다소비업종이 많은 대기업들은 당장 피해갈 방법을 찾는 대신 적극적으로 ‘녹색대세’에 뛰어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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