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제대로 버려야···피해 야생동물 세계 곳곳에서 발견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길을 걷다 보면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공원에서 발견한 무단투기 마스크. /사진=김민지 학생기자
길을 걷다 보면 아무렇게나 버려진 마스크를 흔하게 볼 수 있다. 공원에서 발견한 무단투기 마스크. /사진=김민지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민지 학생기자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현재, 마스크는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역 도구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해 생명을 지키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버려진 마스크로 인해 야생동물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마스크는 인류‘만’ 살리는 존재?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생산량이 급증했다. 증가한 마스크 생산량과 소비량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동반한다.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마스크가 지구와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 마스크는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길거리나 해변을 걷다 보면 누군가 착용 후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마스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마스크는 야생동물의 목숨을 빼앗는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환경해양단체인 오션아시아는 지난해 일회용 마스크 중 16억 개 이상의 마스크 바다로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바다로 유입된 마스크는 해양 동물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마스크 귀걸이 부분이 바닷새의 부리나 다리에 얽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래나 거북이는 바다에 떠다니는 마스크를 먹이로 착각해 삼킬 수도 있다. 마스크를 삼키면 소화기관이 막히게 되어 먹이를 소화시킬 수 없어 굶어 죽고 만다. 몸집이 작은 새나 동물에게는 마스크 끈이 올무가 되어 몸을 옭아매기도 하고 물고기의 경우 몸통에 마스크가 감겨 헤엄칠 수 없게 만든다.

사람이 함부로 버리고 간 마스크는 해양 동물과 야생동물 모두 위협하고 있다.

그냥 버린 마스크가 앗아간 야생 동물의 목숨

무단 투기 된 마스크로 인해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마스크를 삼켜 죽은 펭귄이 발견돼 큰 충격을 주었다. 브라질 해양동물보호단체인 아르고나우타 연구소는 펭귄이 사람들이 버리고 간 마스크를 삼키고 소화기관이 막혀 굶어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부검 결과 펭귄의 뱃속에서 검은색 마스크가 나왔다.

영국에서는 마스크 끈에 발이 묶인 갈매기가 구조되었다. 갈매기는 마스크 끈에 두 발이 걸려 일주일가량 움직이지 못했다.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된 갈매기는 동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끈에 걸렸던 다리 관절이 크게 손상됐다. 요크셔 해변에서는 마스크를 먹이로 착각하고 움켜쥔 송골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버려진 마스크를 먹이로 착각하고 물어뜯는 긴꼬리원숭이가 발견돼 사람들의 우려를 낳았다.

무엇보다 제대로 버리는 게 중요

마스크로 피해를 입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무단 투기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만으로도 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돌돌 말아 끈으로 묶은 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좋다. 새와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끈 부분을 자르고 버리는 ‘마스크 끈 자르기 캠페인’이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스크를 종량제 봉투에 폐기한 뒤 봉투가 풀리지 않도록 잘 묶기만 해도 되지만 마스크 끈을 잘라 버리면 혹시 모를 야생동물의 피해 가능성을 더 크게 줄일 수 있다.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마스크가 동물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존재가 돼버린 만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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