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업무 총괄할 컨트롤타워 세워 지자체와 협업해야

좀 잠잠해졌나 싶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강원도 고성, 인제 소재 양돈 농가에서 발생하면서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춘천시의 경우 관내 8개 돼지농가가 야생멧돼지 발생지 10㎞ 이내 방역대 농가로 지정되면서 이동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이들 농가의 ASF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시 측은 방역강화에 고심하고 있다.

ASF는 집중 호우시 산간지역 인근 양돈농가에 오염원이 빗물을 따라 유입하고, 곤충 등 매개체 활동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지자체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ASF 차단을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관계당국은 강조한다. 농가 주변에 우수로를 설치하고, 울타리를 보강하고, 가축 음용수를 상수도나 지하수 소독수로 사용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농가 단위별 차단방역을 위해 축산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고, 방역시설을 강화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A

SF는 이병률이 높고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전염될 경우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전염병이다. 인체에는 영향이 없고 다른 동물에도 전염되지 않으며, 돼지와 야생멧돼지 등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되는 특성이 있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 식욕부진, 기립불능 증상 등을 보이다가 보통 10일 이내 폐사한다.

돼지농가들은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집돼지와 멧돼지 폐사체와 예방적 살처분 사체들의 처리과정에서 토양오염과 2차 오염 등 문제도 발생한다.

멧돼지의 출산 시기는 5월이며, 1회에 7∼8마리에서 12∼13마리까지 새끼를 낳는다. 많은 양의 먹이를 먹어야 하다 보니 농가 근처에도 거침없이 돌아다닌다.

현재 ASF 대응은 광역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 남하를 차단하는 방법과 울타리를 넘는 멧돼지를 포획하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광역울타리 중간 중간이 비어있고, 지형조건과 맞지 않게 설치되거나 망가진 울타리 일부가 방치되는 등 문제들로 인해 전체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

각 부처별로 행정 기준에 따라 업무가 분산돼 ASF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등으로 구분된 업무를 총괄 지휘할 컨트롤타워를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해당 지자체들도 당연히 포함시켜 공조할 필요가 있다.

하루 15㎞를 움직이는 멧돼지를 제대로 포획하기 위해 광역 팀을 구성하고 지자체 경계에 상관없이 포획이 가능토록 현장 지휘권도 강화해야 한다.

멧돼지 폐사체 매몰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상태로 분해되면서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거친 지형 곳곳에 널린 수백 ㎏ 무게의 멧돼지를 제대로 처리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ASF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어떤 일을 우선해야 할지 현장에 나가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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