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지속가능발전 최적안 제시할 집단지성 기대

지난 8월 17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orea Environment Institute, 이하 KEI)이 ‘한국환경연구원’으로 기관명칭을 바꾸며 새로운 도전을 선포했다.

KEI는 1993년 1월 구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한국환경기술개발원’으로 출범해 사당동, 불광동을 거쳐 세종에 안착하는 28년여 여정을 거쳤다.

이제 그동안 숙원이었던 한국환경연구원으로 기관 명칭을 변경하면서 탄소중립 등 환경 전 분야의 정책연구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연구기반이 조성됐다.

초대 노재식 원장으로부터 현 12대 윤제용 원장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삶 제고를 위한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수많은 환경정책연구와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을 공고히 하면서 환경문제 예방 및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환경이슈들이 부상하고, 국가 정책 및 사회시스템이 환경 중심으로 전환되는 환경주류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경제활동 등 개별영역에서의 지속가능사회 구현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KEI는 이번 기관명 변경을 통해 환경기술개발, 탄소중립, 그린뉴딜, 기후변화, 미세먼지 및 위해화학물질, 환경권 및 환경정의 등 환경 전분야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당면과제와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설립된 ‘NRC 탄소중립연구단’을 통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비전 실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KEI는 또한, 새로운 환경사회로 성공적으로 진입해야 하는 과정에서 개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는 의지를 표방했다.

지금까지 KEI가 수행해온 연구내용들을 보면 비교적 중심을 잃지 않고 그 역할을 잘 감당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한 부처의 소속으로 목소리를 대변했던 것이 아니라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었기에 가능했었던 것으로도 이해된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분야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립성과 객관성, 전문성을 잃지 않기 위해 수고했다. 기후위기를 비롯한 각종 도전이 더욱 심각해질 상황에서 어떻게 이 전통을 이어나갈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KEI의 가장 큰 강점은 환경, 경제, 사회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지성으로서 도전과제들을 통합적으로 접근, 분석해 적용 가능한 최적의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문제를 다른 분야와 구별해두고 해법을 찾으라는 요구는 그 자체가 무리스럽다. 각종 경제활동, 사회이슈와 긴밀히 연계된 환경문제는 전과정적 사고를 갖고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KEI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메가트랜드를 분석해 미래 발생가능한 환경이슈들을 사전에 찾아내고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국민체감 환경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슈들을 파악하고, 정보를 나누고, 모니터링하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와 지속가능발전을 연계하는 정책대안들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연구자로서 양심을 따라 자존심의 길을 걸으며 전문성을 지킬 수 있다면 좀 거만해 보여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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