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제주 퍼시픽랜드 폐쇄와 돌고래 방류 촉구

[환경일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21년 9월23일 목요일 낮 12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 호반건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착오적인 돌고래쇼장 제주 퍼시픽랜드 폐쇄와 돌고래들의 야생 방류를 촉구했다.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불법포획은 2012년 재판에 넘겨졌고, 2013년 대법원에서 돌고래 몰수형이 확정돼 쇼를 하던 동료 돌고래들(삼팔, 춘삼, 태산, 복순)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비봉이는 너무 오래전에 잡혔다는 이유로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물쇼에 동원되고 있다.

비봉이는 너무 오래전에 잡혔다는 이유로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물쇼에 동원되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비봉이는 너무 오래전에 잡혔다는 이유로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동물쇼에 동원되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검찰은 2012년 퍼시픽랜드 기소 당시 2009년 이후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비봉이는 2005년에 포획된 개체이므로 재판 대상이 되지도 못했고, 따라서 몰수형 판결 대상이 되지도 못했다.

기소 당시 불법 포획된 모든 남방큰돌고래들을 재판에 넘겼더라면 비봉이는 바다로 돌아가 잘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

비봉이와 같이 퍼시픽랜드에 억류됐다가 2013년 방류된 삼팔과 춘삼 그리고 2015년에 방류된 태산과 복순은 모두 지금까지 건강하게 제주 연안에서 지내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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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지 못하고 퍼시픽랜드 수조에 남겨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조련사의 지시에 불응하며 돌고래쇼를 거부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바다에서 납치돼 감옥과도 같은 수조에 감금된 채 16년 동안이나 매일같이 착취당하고 있으니 쇼를 거부하는 것도 당연할 지도 모른다.

비봉이는 지금도 이곳에서 돌고래쇼와 번식에 이용되고 있으나 비좁은 수조에서 돌고래들은 제대로 살지 못하고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

1986년 개장한 퍼시픽랜드에서 죽은 돌고래는 지금까지 3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로 가지 못하고 퍼시픽랜드 수조에 남겨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조련사의 지시에 불응하며 돌고래쇼를 거부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바다로 가지 못하고 퍼시픽랜드 수조에 남겨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조련사의 지시에 불응하며 돌고래쇼를 거부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개장 이후 30여마리 폐사 추정

현재 퍼시픽랜드에 감금된 돌고래는 모두 4마리다. 비봉이(불법포획된 제주 남방큰돌고래), 아랑이(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돼 수입된 큰돌고래), 바다(2015년 아랑이와 비봉이 사이에서 태어난 혼종 새끼 돌고래), 태지(일본 다이지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가 서울대공원이 퍼시픽랜드에 기증한 큰돌고래).

이중 비봉이는 야생적응훈련을 위한 가두리에서 바다에 적응시간을 갖도록 한 뒤 자연방류하면 원래의 야생 무리와 어울려 제주 연안에서 잘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수입한 아랑이와 바다 그리고 태지는 바다쉼터를 만들어 보내거나 충분한 야생적응훈련을 거친 뒤 큰돌고래들의 회유 경로 일대에 방류가 가능하다.

비봉이의 나이는 약 27살로 추정되는데, 이는 야생 돌고래의 수명을 약 40살로 잡았을 때 돌고래쇼에서 은퇴해야 할 나이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비봉이의 나이는 약 27살로 추정되는데, 이는 야생 돌고래의 수명을 약 40살로 잡았을 때 돌고래쇼에서 은퇴해야 할 나이다. /사진제공=핫핑크돌핀스

핫핑크돌핀스는 “특히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전을 위해 비봉이는 하루속히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며 “전체 남방큰돌고래 개체수 약 130마리 중에서 비봉이가 바다로 방류돼 한 마리라도 추가된다면 종 전체의 보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불법 포획된 보호종 돌고래가 여전히 사설 수족관에서 동물쇼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윤리적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 준위협종으로 국제 보호종이며, 해양수산부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으나, 퍼시픽랜드라는 사설 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봉이의 나이는 약 27살로 추정되는데, 이는 야생 돌고래의 수명을 약 40살로 잡았을 때 돌고래쇼에서 은퇴해야 할 나이다.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 준위협종으로 국제 보호종이다. /사진=해양수산부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 준위협종으로 국제 보호종이다. /사진=해양수산부

한편 호반건설은 2017년 1월 제주 퍼시픽랜드를 800억원에 인수했으며, 퍼시픽리솜으로 개명해 돌고래쇼, 원숭이쇼, 바다사자쇼 등 각종 동물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동물을 학대해 돈을 버는 기업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돌고래쇼 사업을 완전히 접고 퍼시픽랜드를 폐쇄한 뒤 방류 비용을 전액 부담해 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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