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융아연도금 제품 사용 법제화 시급··· “세계 11위 경제대국, 안전국격도 높여야”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세계 경제규모 11위의 대한민국, 안전은 과연 세계 몇 위인가? 건설업계에서는 매년 사망자가 수백 명씩 발생하고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금강공업(주) 이범호 대표이사 /사진=박선영 기자

지난 10월14일, 금강공업(주) 이범호 대표는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금강공업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행안전난간을 설치하면, 매년 적어도 수십 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이 선행안전난간 설치를 위한 인증기준 마련, 용융아연도금 사용기준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라며, “이는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수는 총 882명, 이 중 약 55%, 즉 절반이 넘는 485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건설현장 사망원인 중 1위는 추락(290명, 약 59.8%)이다. 추락사 예방을 위해, 이범호 대표는 안전한 비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건설현장의 비계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공사 구조물 주위에 조립 및 설치하는 작업발판, 안전난간 등의 가설구조물이다. 즉, 비계는 건설현장의 안전벨트다. 이범호 대표는 “건설현장에서 시간과 비용 단축을 위해, 비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건설 도중 해체해 추락사 등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전난간 선행공법> 아랫단에서 조립시 안전난간 및 작업발판을 설치한다. ​​​​​​​작업순서 - 1. 안전난간 설치 2. 상부 작업발판 설치 3. 상부 작업발판으로 이동 /자료제공=금강공업
<안전난간 선행공법> 아랫단에서 조립시 안전난간 및 작업발판을 설치한다. 작업순서 - 1. 안전난간 설치 2. 상부 작업발판 설치 3. 상부 작업발판으로 이동 /자료제공=금강공업

 

<안전난간 후행공법> 윗단 조립시 작업발판 설치 후 올라가서 안전난간을 설치한다. 후행공법은 안전난간이 없는 불안전한 상태로 작업발판을 밝고 안전난간을 설치하게 되므로 조립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선행공법과 같이 아랫단에서 윗단의 안전난간을 우선 설치 후 올라가 자재 이송 및 후속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작업순서 - 1. 상부 작업발판 설치 2. 상부 작업발판으로 이동 3. 안전난간 설치 /자료제공=금강공업 
<안전난간 후행공법> 윗단 조립시 작업발판 설치 후 올라가서 안전난간을 설치한다. 후행공법은 안전난간이 없는 불안전한 상태로 작업발판을 밝고 안전난간을 설치하게 되므로 조립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선행공법과 같이 아랫단에서 윗단의 안전난간을 우선 설치 후 올라가 자재 이송 및 후속 작업을 실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작업순서 - 1. 상부 작업발판 설치 2. 상부 작업발판으로 이동 3. 안전난간 설치 /자료제공=금강공업 

시스템비계는 수직재와 수평재, 계단과 연결철물이 규격화, 일체화돼 견고하고 안전하다. 또한 발판과 계단이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어 한층 안전하다. 따라서 정부에서 권장하며, 클린사업으로 현장별 규모에 맞춰 지원하는 아이템이다. 고용노동부에서도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2019년부터 공공공사에 시스템비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단, 민간공사는 보증료 및 공제료 할인, 시공능력평가 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를 주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안전난간 후행 설치로 추락위험, 시스템비계 

시스템비계는 강관비계에 비해 추락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한계도 안고 있다. 그것은 작업자가 설치와 해체 과정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전난간 등 시스템비계의 설치는 작업자가 자재를 직접 운반하는 후행난간공법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이 설치작업은 안전난간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므로 추락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안전난간의 설치자는 안전을 위해 추락사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후행난간공법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9조 및 제70조, 고용노동부고시 제2020-44호 방호장치 안전인증기준 제25조 및 제36조에 따라 설치 및 사용이 강제되고 있다.

이런 후행난간공법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 선행안전난간 설치공법이다. 추락재해의 근본적 예방을 위해, 비계의 설치 및 해체 작업 시 작업발판 설치 전 안전난간을 미리 설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현재는 선행안전난간 설치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안전난간의 구조 및 설치요건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대표는 “선행안전난간 설치공법에, 안전난간 설치자의 생명이 달려있다. 선행안전난간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비계 관련 국내 안전기준은 총 5종(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방호장치 안전인증 고시, 방호장치자율안전기준 고시, 추락재해방지 표준안전작업지침, 시스템비계 안전작업 지침)이 있다. 선진국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선행공법은 순차형, 상승형, 수평틀형, 교차가새형(X형) 난간 등이다.

국내에는 아직 선행안전난간 설치기준 없어 

순차형 난간 설치공법은, 상부 안전난간 설치를 위해 임시 작업발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작업효율, 즉 경제성이 낮다. 반면, 안전성은 우수하다. 상승형 난간 설치공법은 길이조절이 가능한 상승형 임시 난간을 설치하므로 추가 안전난간 설치가 필요하고 경제성적 비용이 추가돼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수평틀형 난간 설치공법은 하부 작업발판에서 2명이 1조가 돼 난간 설치기구를 사용해 수평틀형 안전난간을 설치하므로 작업효율이 낮다.

시공성, 경제성, 작업안전성 모든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방식은 교차가새형 안전난간 선행공법이다. 교차가새형 선행공법은 수평 안전난간대(2단)와 가새재(대각재) 대신에 가새와 안전난간 역할을 동시에 하는 X형 안전난간대(교차가새+상부안전난간 일체식)를 미리 설치하는 것이다.

국내에는 아직 선행안전난간공법에 대한 설치기준이 없다. 한편, 일본에서는 후생노동성 ‘안전난간선행공법에 관한 지침’과 ‘비계로부터 추락에 대한 노동재해예방대책’을 시행 중이며 일본 공업규격(JIS)에도 선행안전난간 기준을 발표. 시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미국국가표준협회(ANSI)에서 선행안전난간의 설치, 사용 및 시험 방법(ANSI/ASSP A10.8)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금강공업은 지난 9월 ‘건설업의 추락에 의한 사망재해 감소에 관한 조사·분석’을 의뢰·분석해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를 토대로 ‘방호장치 안전인증고시’ 개정(안)을 건의했다. 해당 연구결과, 선행안전난간이 후행안전난간보다 경제성, 시공성, 안정성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난간설치를 위한 기본료, 임대료, 인건비, 운반비 등 총 비용을 비교한 결과, 선행안전난간이 3480만원, 후행안전난간이 3740만원으로 선행안전난간에 소요되는 비용이 약 7% 적었다.

그러나, 시스템비계의 수명은 6~7년에 불과하다. 도장으로 수명을 연장해도, 용융아연도금된 제품의 수명이 20년 이상인 것에 비하면 너무 짧다는 한계가 있다.

평균 사용연한 20년, 용융아연도금이 경제·환경적으로 유리

이범호 대표는 “금강공업 창녕공장에 있는 25년 된 용융도금 제품이 아직도 전혀 문제 없이 쓰이고 있다. 독일의 20년 된 용융도금제품 역시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현장에서는 용융도금제품보다 저렴한 제품을 원하지만, 결국 수명이 더 긴 제품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대표는 “용융아연도금제품은 보수 도장이나 스프레이를 뿌릴 일이 없어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라며, “대기업·중견기업 중심으로 사용을 권장하면, 자연스럽게 상용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건설업의 추락에 의한 사망재해 감소에 관한 조사·분석’에서는 개정(안)에 ‘방호장치 안전인증고시’ 조립식 비계용 부재의 성능 기준 및 시험방법 제27호 나에 ‘시스템 비계용 부재의 각 부분은 현저한 손상, 변형 또는 부식이 없는 것으로 하되 용융아연도금 이상의 후처리 된 것으로 해야 한다’라는 문구 삽입을 제안하고 있다.

가설기자재를 생산하는 금강공업은, 2019년부터 선행안전난간 설치 및 인증기준 마련, 그리고 용융아연도금의 건설현장 상용화에 주력해왔다. 가설기자재는 옥외에 설치되므로 비바람에 쉽게 부식되거나 강도가 떨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 가설재는 도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연도금을 한 가설재는 부식되지 않아 도장할 필요가 없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용융아연도금 가설재와 도장한 일반가설재를 비교하면 제품단가는 용융아연도금 2만5600원(14% ↑)으로 일반가설재는 1만8500원이다. 사용연수는 용융아연도금 약 20년, 일반가설재는 약 7년이다. 2020년 기준 자재비용은 용융아연도금 1회 2만5600원, 일반가설재는 5만5500원이다.

용융아연도금 가설재와 도장한 일반가설재(HGI)의 비교 /자료제공=금강공업
용융아연도금 가설재와 도장한 일반가설재(HGI)의 비교 /자료제공=금강공업

가설기자재 생산판매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굳혀온 금강공업이, 안전과 생명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단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지금 시작해야 언젠가는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대표는 역설했다.

인터뷰 내내 이 대표가 강조한 단어는 ‘공정’, 그리고 ‘경쟁’이다. 집무실 벽면에는 국내외 공장사진들이 붙어있다. 이 대표는 그 사진들을 가리키며, “우리는 세계와 경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범호 대표이사(왼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이범호 대표이사(왼쪽)와 대담 중인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 /사진=박선영 기자

금강공업은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케냐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며 일본, 중국, 싱가폴, 중동, 북부 아프리카 남미 등의 해외업체와 연계해 세계 30여 국가에 강관, 건축용 가설자재 및 폼, 모듈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중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는 알폼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국내 생산공장으로 알폼(Al-Form)과 알루미늄소재, 모듈러를 생산하는 음성 1, 2공장과 진천1, 2공장이 있으며, 철강을 생산하는 언양공장, 특수폼과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창녕공장과 부산공장이 있다.

“제도변화 촉구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될 것”

가설기자재는 건설업은 물론, 조선업에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L.N.G.C(액화 천연가스 운반선) 건조시 선박내부에 설치하며 내부단열재 부착작업을 하기 위한 족장시스템과 안전성 및 보수가 용이하도록 설계된 발판 시스템은 정교함과 고기술을 요구하는 선박건조에 그 우수함이 입증됐다.

또한, 금강공업은 서포트와 비계시스템은 안전을 위한 고강도 스틸 소재 사용과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는 용융아연도금 처리 등 품질관리로 제작하고 있다. 소재사업부문은 알루미늄 스크랩 재활용 분야에서 용해 및 압출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고 품질의 알루미늄 빌레트 및 알루미늄 압출재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범호 대표는 “선행안전난간 설치공법에, 안전난간 설치자의 생명이 달려있다. 선행안전난간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범호 대표는 “선행안전난간 설치공법에, 안전난간 설치자의 생명이 달려있다. 선행안전난간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1979년 창립 이래, 국내 강관 및 건설용 가설자재 종합 메이커로 국가 기간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배관용, 구조용 강관 제조 및 판매, 폼웍시스템(알루미늄폼, 갱폼, 특수폼)을 제조하는 건설용 가설자재 종합회사다. 주요 사업부문은 강관 부문, 패널사업 부문, 가설재 부문, 모듈러건축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약 5만 톤의 알루미늄폼을 보유하고 임대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이범호 대표는 “건설현장에서 추락사를 예방하기 위해, 선행안전난간과 용융아연도금이 사용돼야 한다. 이는 상식”이라고 주장하며, "제도의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건설자재 전문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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