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효과 내고 주민 행복하도록 다양성 유지해야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의 새 둥지가 바뀌고 있다. 강남, 판교를 떠나 뚝섬역, 성수역 역세권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유망 스타트업, IT 대기업들이 낡은 공장 건물, 카페들이 차지하던 공간에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신흥 업무지구가 형성되고 있다. 성수 지역이 지리적 접근성과 부동산 가격이라는 두 가지 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결과다.

이 지역이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초반부터다. 폐공장 부지, 창고 건물이 하나 둘 씩 카페, 음식점,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고, 지식산업센터들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행, 부동산, 패션,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업역에 자율주행, 차량공유, 벤처투자, 게임 분야의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어우러져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매력적인 문화중심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가까운 곳엔 서울 숲이 녹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은 비슷하다. 환경적으로 쾌적하며,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고 공동체에 속해있고, 과학기술로 편리한 삶과 여유있는 문화생활이 가능한 곳이다.

과거 산업문명시대에 대규모 공장과 대도시가 출현하면서 직장과 주거지가 분리되고, 대량생산 및 대량소비가 일반화되면서 사람 대신 도시가 주인공인 도시들이 생겨났다.

도시화에는 에너지, 물, 자원, 직장과 주거 근접, 교육시스템, 노동가치, 건강과 행복 등 도전과제들이 뒤따른다.

그런데 물리적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가난한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발생한다.

특정 도심 장소가 쇠락하면 부가가치를 높이도록 개발하고 매력적인 동네로 변모하지만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도시공간도 고급화하고, 원주민들이나 기여한 예술가, 소규모 자영업자들도 함께 살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문화와 예술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쇠퇴한 시설들을 새롭게 재창조하고, 일상 삶의 현장을 풍요롭게 할 수도 있다.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주민들의 생활거점을 만드는 역할도 한다. 대형 몰(mall) 한 가운데 열린 도서관, 이면도로를 막고 즐기는 야외 부페, 대중목욕탕 골격 위에 카페, 주유소 영화관이 가능하다.

소각장이 지역주민의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재생되고, 산동네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를 모아 아카이브 센터를 만들어 낸다. 이런 문화풍경이 갖고 있는 특징은 하이브리드, 모빌리티, 프로슈머, 문화테크노, 글로컬 등의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도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하고 살아 꿈틀댄다. 소비효율을 우선으로 지역의 특색 및 정체성을 상실시키는 급속한 상업화와 관광지화는 문화 백화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노후 시설을 보수하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는 노력과 더불어 향상된 삶의 질과 양호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기술이, 자본이 도시를 더 젊고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지역의 특성을 지키고, 가치를 제고하는 원주민과 예술가들을 보호하도록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다양성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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