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 배경 버스킹에 ‘심쿵’, 포세이돈 스토리텔링에 ‘설렘’
사람과 바다풍경이 어우러진··· 추억을 쌓는 복합문화공간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버스킹 밴드 기타음에 행인의 발걸음이 멈춘다. 음향 때문만은 아니다. 4000톤 규모의 수조에서 헤엄치는 대왕 가오리가 음향과 어우러지는 낯선 풍경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 “해저풍경을 배경으로 노래하고 싶다”라는 인디밴드의 제안을,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정수미 대표가 수락함으로써 이런 이색 풍경이 완성됐다.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정수미 대표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이벤트와 물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정수미 대표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이벤트와 물고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아쿠아리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선영 기자

“이곳에서 어떤 이벤트가 펼쳐질 것인지는, 공간 기획자도 예측할 수 없다”며 정수미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정 대표는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은 애초에 200~300명이 함께 이벤트를 즐기는 소극장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획됐다”고 설명하며 “바다생물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배경으로 스몰웨딩, 발레, 뮤지컬 공연 등을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바람을 덧붙였다.

이곳에서는 ‘바쁨’은 자취를 감추고 ‘여유’가 그 자리를 채운다.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기댄 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각자의 취향에 따라 즐길거리를 찾는다. 정 대표는 지난 9월10일 오픈 이후 재방문율이 높아진 비결을 ‘여유’와 ‘즐거움’에서 찾는다.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은 설계 단계부터 200~300명이 한자리에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소극장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획됐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은 설계 단계부터 200~300명이 한자리에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소극장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획됐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음악과 디지털 아트가 어우러지는 공간

아쿠아리움 입구에서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구현된 고래가 관람객을 맞이하며, 이곳이 단순한 수족관이 아님을 알려준다. 음악과 어우러지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은 주기적으로 교체돼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기존의 아쿠아리움에서는 없던 참신한 요소다.

발레를 전공한 정 대표는 무대감독을 꿈꿔 왔다. 그는 ‘사람과 바다풍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이라는 아이디어를, 진보된 기술과 연계해 실현해 냈다. 정 대표는 “추후 회화 등 미술품도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계획을 밝혔다.

바다생물들이 헤엄치는 초대형 파노라마 수조 속에서 포세이돈, 아테네, 메두사가 자태를 뽐낸다. 그 앞에서 수중발레, 마술 등의 공연이 매일 5회 펼쳐진다. 발레 전공자인 정 대표의 예술적 감각이 연출에 녹아있다.

벽면의 물고기 형태를 터치하면 물이 차오르며 설명이 나오는 터치스크린과 어린이들 눈높이에서 등장하는 로봇물고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바다생물에게 밥을 주는 시간이면, 해당 생물에 대한 설명을 ‘도슨트’에게 들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아쿠아리움에 마련한 5D극장, 바다탐험보트 등 바다생물과 연계된 체험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음악과 함께 이어지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은 기존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음악과 함께 이어지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영상은 기존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는···

‘여유’와 ‘즐거움’이 가득한 문화공간

전 연령층, 연인‧가족끼리 취향에 따라 즐기는

생명감수성 고려한 새로운 개념의 아쿠아리움

사람과 바다생물, 환경을 배려

아쿠아리움에는 4200톤 규모의 수조에 250여 종 바다생물이, 총 2만여 마리 살고 있다. 메인 수조는 무려 2500톤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정 대표는 “기존의 아쿠아리움은 관람에만 집중해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이다. 정 대표는 현행 동물보호법을 기본으로, 현시대의 생명감수성을 고려해 새로운 개념의 아쿠아리움을 탄생시켰다.

바다생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면, 넓은 수조가 필수다. 그러나 공간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수조를 최대한 크게 설계해 바다생물들이 수조 안에 ‘갇혀있다’라는 느낌을 최소화했다. 이는 바다생물과 보는 사람, 모두를 배려한 시도다. 사람과 바다생물, 환경까지 두루 편안하게 하려면 분야별 전문인력도 필수적이다.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에는 생물의 생장과 환경을 관리하는 생물, 시설, 수의사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활동 중이다.

세계 최초로 아쿠아리움에 마련된 바다탐험보트는 연인과 가족 관람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세계 최초로 아쿠아리움에 마련된 바다탐험보트는 연인과 가족 관람객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사진제공=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

언제나 새로운 즐거움이 있는 공간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을 설계한 곳은 마린스케이프 코리아다. 이 업체는 30년이 넘도록 28개 이상의 대형 아쿠아리움을 건설한 뉴질랜드 마린스케이프의 한국 법인이다. 마린스케이프 코리아는 아쿠아리움의 콘셉트 디자인, 설계감리, 경영컨설팅, 서비스 생물 보급, 관리, 디자인, 설계, 시공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아쿠아리움을 추구한다. 정수미 대표가 지향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정수미 대표는 대내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정수현 홍보이사와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갈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정수미 대표는 대내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정수현 홍보이사와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갈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정 대표는 “지역별 특색을 살린 이벤트와 바다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아쿠아리움을 건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언제, 누가 와도 새로운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현 홍보이사는 “단순한 관람장소가 아닌 지식과 추억을 쌓는 공간으로서의 아쿠아리움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대전 엑스포 아쿠아리움은 대전 내 다양한 행사들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인근 관광지를 방문한 이들이 이곳 아쿠아리움에서 즐거운 추억 하나 더 보태 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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