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석탄발전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삼척 맹방해변 문제 세계에 알려

[환경일보] 15일(한국 시간) 기후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모여 결성한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과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함께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탈석탄 선언에도 한국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2100㎿ 규모의 신규 석탄사업 삼척석탄발전소의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국제 비즈니스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삼척석탄발전소가 내뿜는 온실가스로 뜨거워진 지구가 버터를 녹이는 모습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석탄발전소로 인한 해안침식과 기후위기로 사라져가는 맹방해변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또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한국의 석탄발전소 공사에 관한 사실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렸다.

맹방해변은 BTS의 디지털 싱글 ‘버터(Butter)’의 앨범 커버 사진 배경이 되며 전 세계적인 케이팝 성지로 부상했다.

그러나 삼척석탄발전소 항만 건설로 방파제와 인공시설물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해안침식이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곳에 따라 2m에 달하는 모래 절벽이 형성되어 ‘명사십리’라 불리던 청정해변의 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케이팝포플래닛과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9월부터 삼척석탄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하고 맹방해변을 지키자는 요구를 담은 서명 운동 ‘세이브 버터 비치(Save Butter Beach)’를 진행 중이다. 이 서명 운동은 지금까지 전 세계 5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척석탄발전소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삼척석탄발전소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케이팝포플래닛 이다연 활동가는 “케이팝 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MZ 세대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겪게된다”며 “팬으로서 BTS의 앨범 자켓 촬영지인 맹방해변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도 아쉽지만 기후 대응의 측면에서 석탄발전소를 또 짓는다는 사실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태국의 케이팝포플래닛 몬프라이야 롭농부아(Monprariya Lobnongbua)활동가는 “버터비치 근처에 석탄발전소를 짓는다는 소식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태국 아미(ARMY)들이 하루만에 우리의 캠페인을 1000건 이상 리트윗한 것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최근 진행된 유엔 기후회의에서 탈석탄 성명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짓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한국은 ’석탄에서 청정전원으로의 전환 선언(Global Coal to Clean Power Transition Statement)’에 서명했다.

산업부는 이후 공식해명 자료를 통해 한국이 선진국에 포함되지 않아 선언이 명시하고 있는 ‘2030년대 탈석탄’을 따를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한국이 탈석탄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 목소리와 국제사회 요구가 이어지는 등 삼척석탄발전소의 입지는 다각도로 위협받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전면 광고에 실린 ‘버터비치’ 맹방해변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파이낸셜 타임스 전면 광고에 실린 ‘버터비치’ 맹방해변 /자료제공= '석탄을 넘어서'

이미 삼척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 시장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지난 6월 삼척석탄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 자회사 삼척블루파워는 추가 공사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외면으로 회사채 수요가 ‘0’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기후솔루션 박지혜 변호사는 “정부 정책은 물론이고 시장 상황과 여론 모두 삼척석탄발전소에 대해 고개를 돌리고 있다”며 “이러한 사업을 위해 이제는 전 세계적인 보물이 된 맹방해변을 위협하는 석탄발전소 공사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 한번 더 검토해야할 시점”이라며, “지금이라도 건설 중단을 선언해 최대한 매몰 비용을 줄이고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 된 맹방해변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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