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연환기 한계, 다중이용시설부터 서둘러야

코로나와 함께 살아보자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 3주 정도 지났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다시 정상 영업을 시작한 식당과 카페 등의 책임자들은 입술이 탄다.

3단계 방역기준으로 파리를 날리던 매장에 손님들이 다시 몰리는 건 좋지만 중증환자가 늘고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풀어진 분위기 탓에 QR 체크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고 자발적으로 누르는 안심콜 번호도 요청하지 않으면 외면해 버린다.

24시간 영업이 허용되면서 종로와 이태원, 강남 일대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지역 식당과 술집 등은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는 택시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들이지만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90%에 달하는데도 중증환자는 연일 최다치를 갱신하다 보니 보건당국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고령층의 백신효과 약화, 델타변이 창궐, 환기부족 등을 꼽고 있다.

당국은 확진 환자 중에서 고위험군인 고령층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11월 첫주에는 4430여명으로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봄부터 백신접종을 받기 시작해 현재까지 7~8개월이 지나면서 예방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 이유도 있다. 인구 10만명 당 돌파감염 확진자 수는 60~80대가 중장년층보다 월등히 많다.

설상가상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감염도 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층 집단감염 확진자 1000여 명 중 620여 명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감염됐다.

델타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7배나 강하다. 최근 당국이 확진자 중 2430여명을 뽑아 분석한 결과 전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로 여기저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확진자와 중증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 변수다. 그동안 미뤄왔던 각종 모임들이 다시 진행되면서 실내활동이 늘고 있는데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충분한 환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 추위가 시작되지 않아 작은 업소들은 난방과 환기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쓰기, 거리두기, 밀집·밀접·밀폐 피하기는 잘 지킬수록 감염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은 열회수형 환기장치 설치다.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 밀폐공간에서부터 코로나 대확산은 반복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고,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는 자연환기나 환기팬식 단순 강제환기와 달리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버려지는 공기로부터 열을 회수해 실내 유입공기를 가열 혹은 냉각하는 방식이다.

매우 효과적이며, 특히 다중이용시설에서 열보존과 환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설비다.

의지만 있으면 법 개정 없이 설치가 가능하며, 영세업자들에게는 설치비를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코로나 확산 저지와 또 다른 감염병 예방을 위해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서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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