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높이고 비용 낮출 표준 보급에 힘 쏟을 때

2022년 1월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사회 각 분야에서 준비에 분주한 모습들이다. 특히, 건설현장의 경우 매번 반복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사업장에서는 총 882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거의 절반인 485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건축공사 과정 중 높은 곳에서 재료운반이나 작업원의 통로 및 작업을 위해 설치하는 임시가설물을 비계라 한다. 재료, 용도, 공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그런데 최근 3년간 비계에서 추락해 사망한 근로자는 100여 명에 달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강관비계와 시스템비계 설치 시 작업발판을 설치한 후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있다.

해체 시에는 이의 역순으로 안전난간을 먼저 해체한 후 작업발판을 해체한다. 이런 방식을 후행난간공법이라고 하는데 비계를 설치하고 해체하는 작업과정에서 추락 사망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안전난간을 먼저 설치한 후 작업발판을 설치하며, 해체 시에는 이의 역순으로 작업발판을 해체한 후 안전난간을 해체하는 방식이 있다. 이것을 선행안전난간공법이라고 한다.

안전난간이 설치된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계의 설치 및 해체작업시 추락사망사고의 발생 위험이 거의 없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서 후행난간공법을 규정하고 있지만, 선행안전난간공법에 대한 설치기준은 없다.

선진국은 다르다. 일본은 후생노동성에서 안전난간선행공법 지침을 시행 중이고, 일본 공업규격에도 선행안전난간 기준이 있다. 미국은 국가표준협회에서 선행안전난간의 설치·사용 및 시험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선진외국들은 가설기자재에 의한 추락사망사고를 있을 수 있는 사고로 보지 않았다. 대신 예방을 목표로 오래 전부터 선행안전난간과 관련한 규정을 만들고 설치 및 사용을 의무화했고, 그 결과는 큰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선행안전난간공법은 후행난간공법보다 약 7%의 비용절감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스템비계 1단에서의 총중량과 연결부를 검토하면 난간 설치를 위한 기본료, 임대료, 인건비, 운반비 등에서 경비절약의 이점이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옥외라는 특성을 이기고 부식과 강도저하를 현격히 개선시킬 용융아연도금 가설기자재 사용도 선도적으로 도입하길 기대한다.

과거 큰 공사장에서는 적어도 3명이 사망해야 공사가 끝난다는 한숨 섞인 공감대가 있었다. 그렇게 사망하는 작업자들 대부분은 힘없고 약한 서민들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법이 너무 엄격해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법 규정만 강화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이것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임은 분명하다. 지금이라도 주변을 다시 살피고 안전장치가 필요한 곳에 관심과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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