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백계로 안전불감, 과잉 공기단축 등 예방해야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소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사고 아파트 외벽 콘크리트 타설 중에 23층부터 38층 외부 측면이 붕괴했다.

사고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과 건물 추가붕괴 우려로 인근 100여 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현장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가 1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이 제공한 영상에 따르면 사고시 엄청난 굉음과 분진이 거의 동시 발생하면서 아파트 한쪽 귀퉁이 구조물이 찢기듯 무너져 내렸다. 콘크리트 파편이 여기저기로 튀었고, 현장에서는 화염이 치솟고, 분진이 퍼졌다.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은 무리한 콘크리트타설 시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겨울철 공사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시 일정 시간 보온관리를 잘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콘크리트양생은 여름철에는 5일 정도면 가능하지만, 겨울에는 10일 이상 기간을 둬야 충분히 굳어진다.

사고현장에서는 양생이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에서 강풍까지 불며 크레인 지지물과 거푸집 등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주민들은 한결같이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의견이다. 그동안 돌과 합판이 떨어지는 등 여러 차례 안전과 관련해 이상징후가 보였고, 수많은 민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막다가 사고가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의 시공사는 HDC 현대산업개발이다.

작년 6월에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철거작업중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공사현장 인근에 정차해있던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였다.

검찰은 당시 시공사의 부실철거책임을 들어 현대산업개발 현장관계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런데 불과 7개월 만에 광주에서 같은 회사가 시공을 맡아 또 사고가 터졌다.

이번 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불감’이 원인이었다. 사고현장에서 계속 제시됐던 문제들, 민원들을 가볍게 여기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의 최고경영자로부터 조직원 전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안전의식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고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대응방안 마련 및 공식발표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고현장을 두고 입주예정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수준으로 만들어진 아파트에서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이 있다. 1, 2 단지 8개 동 전체를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이 맞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을 무시하고, 생명을 가벼이 여긴 결과가 얼마나 엄중한지 체험케 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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