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개발·남획 막고 자연생태계 존중해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최근 하루 확진자가 25만명을 넘었다. 누적 확진자는 300만명이 된 지 5일 만에 4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사망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200명대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하루 최대 30만명, 일부 연구기관은 하루 최대 33만~35만명의 신규 확진자를 예상하고 있다.

아직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곧 5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판데믹을 넘어 ‘엔데믹’을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2년 넘게 일상생활과 보건, 경제 등 전 영역에 걸쳐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언젠가 이 상황은 마무리 되겠지만, 재발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생명을 경시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의 오만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인수공통 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최근 30여년 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약 70%가 야생동물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끊임없는 산업활동과 도시개발로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들은 인간 삶의 현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야생동물 서식지의 파괴는 자연과 인간 사이에 있는 보호막을 없애는 것과 같다. 그 결과 만나지 말아야 할 인간이 맞닿으면서 바이러스들이 인간과 가축에게 넘어오게 된 것이다.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과 미생물, 그 속의 유전자,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풍요로운 상태를 생물다양성이라 부른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특정 바이러스의 숙주인 동일 종내 생물보다 다른 종들 간 접촉빈도가 더 높아 숙주동물 내 감염병 전파확률이 낮아진다. 그래서 생물다양성은 감염병을 막아주는 면역체계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생물다양성은 서식지파괴, 남획, 외래종유입, 오염,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수십년 내 지구상 생물 중 12.5%인 백만종 이상이 멸종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위기에 따른 생물 서식지와 다양성 감소로 인해 질병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사실도 위협적이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모기, 진드기 같은 질병 매개체의 서식지역이 늘어나고 성장속도도 빨라진다. 하늘 길로 여행객과 물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단기간 광범위하게 감염병이 확산될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야생동물의 무분별한 포획도 큰 문제다. 건강식품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전세계 불법 야생동물 거래가 늘고 있는데 그 규모는 연간 최대 230억 달러에 달한다.

서로 다른 생태계에서 다양한 바이러스를 갖고 살아온 야생동물들이 인간과 밀접하는 과정에서 교차감염되거나 신종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인간과 동물은 바이러스로 연결된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계의 건강에, 생물다양성에 인간과 동물의 건강이 달려있다.

인간 역시 거대한 생태 시스템의 일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에 있어야 할 것을 자연에 두도록 배려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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