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국제도시이다. 그런데 그 서울의 중국어 표기와 발음이 잘못되어 문제다. 그래서 이제라도 서울의 새 중국어 표기와 발음을 ‘首爾(서우얼)‘로 하자는 것이다.
원래 대한민국의 수도를 ‘서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46년 8월 15일, 독립기념일 이후 꼭 1년이 지난 때부터였다. 원래 서울의 명칭은 1395년 조선왕조의 한양 천도 후 500년 동안 ‘한성(漢城)’이었다가 1910년 ‘경성(京城)’으로 바뀌었다(1946년 이전에 임명됐던 두 명의 서울시장은 ‘경성 부윤’으로 취임). 광복 후 새나라 출발의 의미를 담아 ‘서울’이 됐으나 중국인들은 계속 조선시대 명칭인 ‘한성’을 써오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2005년 서울시에서 서울의 새로운 중국어 표기로 ‘首爾(수이·중국어발음 서우얼)’로 확정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005년 1월 19일 지금까지 서울의 중국어 표기와 발음이었던 ‘漢城(중국어발음 한청)’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04년 1월부터 ‘서울중국어표기개선추진위원회’를 구성해 1년동안 심사하고 발표한 것이다.
서울의 중국어 표기 ‘漢城’이 실제 ‘서울’의 발음과 달라 국내·외에서 여러 가지 혼선을 빚어와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한 끝에 표기를 ‘首爾’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首爾의 정자(正字)체는 首爾이지만, 중국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간자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자인 首爾로 표기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의 새 중국어 표기 ‘首爾’은 ‘서울’과 발음이 유사하고 뜻도 ‘으뜸가는 도시’로 풀이할 수 있어 수도를 지칭하기에 적합하다고 서울시는 밝혔는데 필자도 의견이 같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 중국어판과 중국어 발간 홍보물, 안내표지판의 표기를 바꾸고, 중국 정부에도 이같이 표기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또 국제공항, 도로·관광안내표지판, 교과서와 지도의 중국어 표기도 바꾸도록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사실 그동안 중국은 외국의 도시명 표기나 발음에서 그 나라의 발음에 가깝게 해왔다. 베를린이 보린(柏林), 파리 巴黎, 런던 倫敦, 시카고 芝加哥, 암스테르담 阿姆斯特丹 등등 이런 식이다.
이들 도시에 대한 중국어 발음은 그 나라 국민들의 현지 발음에 상당히 가까운 편이다. 문제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대한 중국인들의 표기와 호칭이다. 세계 모든 나라가 ‘서울’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유독 중국인들만 ‘漢城(한성)’으로 쓰고 ‘한청’이라 발음하고 있다.
문제는 실생활에서도 많이 발생하였다. 중국에서 서울대를 표기하면 성북지역에 있는 ‘漢城大’라고 쓰게 되어 양 대학이 서로 엇갈려 우편물이 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가운데 ‘서울 상사’와 ‘한성 상사’가 서로 헷갈린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세세한 문제 말고도 중국생활권 15억명이 서울을 제 이름과 달리 부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도시의 정체성에까지 관련되는 일인 것이다.
이에 보다 못한 서울시가 몇 년에 걸친 작업 끝에 ‘서울’에 적합한 중국어 표기로 ‘首爾(서우얼)’을 확정, 중국인들을 상대로 호칭 바꾸기 사업에 나선 것이다.
물론 ‘서우얼(首爾)’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일단 정했으면 꾸준히 홍보, 설득해 정착시키는 일이 아닌가한다. 또한, 중국인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그들이 안 쓰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히 설득하여 상대국과 도시에 대한 기본 예의와 의전, 문화적 특성과 현 시대에 맞는 효율성과 편의성이 반영되도록 할 일이다.
사실 대한민국 국민이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을 몽골제국 치하나 청나라 시대 명칭인 ‘연경(燕京·옌징)’으로 부르면 좋겠는가.
외국인들은 이 도시를 처음엔 광동식으로 ‘페킹’이라 부르다 현지 발음에 맞게 불러달라는 중국의 희망에 따라 ‘베이징’이라 부르게 됐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중국인들이 돌아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He is... 현경병 님은 1962년 경북 영천에서 출생했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과를 졸업, 파리정치대학원(ECOLE DES HAUTES ETUDES POLITIQUES) 정치학전문학위를 취득했다. 제29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했으며, 1986년부터 7년간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했다. ‘국가전략(Vision and Policy)’이 그의 전문분야이며, 「한국인은 위대한 한국을 원한다」(1992년) 등 저서와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주)도움과나눔 초대 CEO를 맡아 사회복지 기부 전문사이트 도움넷(doumnet.net)을 운영해왔으며, 현재 (재)한국지식문화재단 이사장, CGO 회장, (주)환경일보 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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