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지 서울대 환경대학원(환경에너지연구실) 석사과정

박현지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박현지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환경일보] 지난 5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6차 평가보고서 제3실무그룹의 보고서를 승인했다.

195개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보고서는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이전까지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로는 21세기 내 기온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의 정책을 지속할 경우 2100년에 3.2℃ 상승이 예상되며,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8년 내 온실가스 배출을 43%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을 법제화했다. 지난 3월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탄소중립기본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ESG 보고서 공시 의무화와 자산운용사의 요구로 기업들 또한 지속가능한 경영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환경 정책과 경영은 환경에 대한 관심 여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의무가 됐다.

이번 IPCC 보고서는 우리가 계획한 것 이상의 배출 감소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차원은 물론 개인 단위의 삶의 방식에도 대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에게 탄소중립과 기후행동은 아직도 멀리 있는 문제로만 느껴진다.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조차 1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해야 하긴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막막하다.

우리가 장을 보고, 매일 뉴스를 검색하는 것처럼 기후행동이 생활 곳곳에 스며 문화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언가가 절실한 시점이다. 포털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이시대의 사람들은 눈을 뜨면 열어보는 스마트폰 속의 포털에서 오늘의 날씨를, 뉴스를 검색하고, 쇼핑을 하고, 길을 찾는다.

그렇다면 포털이 기후행동을 생활 속 문화로 끌어다 줄 수 있지 않을까? 그 안에서 날씨를 보듯 오늘의 탄소배출량, 에너지 사용량을 쉽게 볼 수 있다면, 길찾기 메뉴에 시간, 거리, 택시비, 주유비 항목뿐 아니라 배출량 또한 계산된다면 어떨까?

자동차로 10㎞를 이동하는 것이 1회용 컵 130개를 사용하는 것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에 배출량을 1회용 컵 단위로 알기 쉬운 단위로 표시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1.5℃ 이상의 상승은 극한기후 증가, 해수면 상승, 감염병 확산, 생물다양성 손실, 식량문제 등 인류의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생태계서비스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한다.

80년도 채 남지 않은 2100년, 우리 아이들은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개인 차원의 탄소중립과 기후행동은 이제 거대한 담론과 추상적 개념에서 벗어나 평범한 우리의 일상적 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 포털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